롯데수사 103일…총수일가 5명 법정 세우나

신격호 총괄회장 등 기소 가능성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포문을 열었던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20일 신동빈(61) 회장에 대한 소환을 기점으로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103일 만의 일이다.

시작은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지난 6월 10월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 본부 등 그룹 핵심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투입된 검사와 수사관은 240여명으로 서울중앙지검 수사 인력의 4분의 1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일부 계열사의 문제가 아닌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비리 구조를 철저하게 밝히겠다는 검찰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첫 압수수색 이후 4일만에 수사팀은 롯데건설ㆍ롯데케미칼 등 총 10개 계열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그룹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7월에는 롯데가의 맏딸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구속하는 등 성과도 하나둘씩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사기 사건을 밝혀내고 기준(69) 전 롯데물산 사장을 지난 8월 구속기소한 부분은 이번 수사에서 주목할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기업수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그룹 차원의 비협조와 증거인멸, 연이은 계열사 사장들의 영장 기각으로 수사 일정에 적지 않은 차질을 겪었다.

여기에 신 회장의 최측근 등 주요 인사들은 각종 의혹과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했고, 지난달 26일에는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소환을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착수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이 부회장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9월부터는 롯데 수사가 활기를 되찾았다. 롯데가 장남인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을 연달아 조사한 데 이어 수천억원대 탈세 혐의에 연루돼 있는 서미경(56) 씨에 대한 강제입국 조치도 돌입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과거 대선자금 수사 때부터 롯데 총수 일가는 연고가 있는 일본으로 나가서 안들어오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그렇게 호락호락 넘길 수 없다”며 강한 처벌 의지를 내비쳤다.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총수일가 전원이 법정에 서게 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재벌가에 대한 비리 수사에는 총수 1명, 많아야 일가 중 2명 정도가 기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 등 5명 전부 기소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양대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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