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필 맺어준 은인에 양복한벌? 직무상 연관 있을땐 ‘위법’

연관 없을땐 100만원상당 가능

모든하객에 동일하게 제공땐

3만원 넘는 식사도 ‘OK’

#. 30대 초반의 기자 A 씨는 취재 중 친해진 출입처 사무관 B 씨로부터 같은 부처 공무원인 C 씨를 소개받았다. B 사무관의 소개로 몇차례 만남을 가진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고 결국 결혼을 약속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A 씨는 배우자를 소개시켜준 B 사무관이 너무도 고마웠다. 결혼식을 앞둔 A 씨는 은인인 B 사무관을 결혼식에 초대하며 “감사의 표시로 결혼식에 입을 양복을 맞춰주겠다”고 했다. 100만원이 넘는 양복 값에도 A 씨는 은인에 대한 성의 표시로 관례상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주위에서는 혹시 김영란법을 위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주위의 걱정이 계속되자 A 씨는 양복 대신 수십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배우자를 소개해준 인생의 은인한테 5만원만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에 A 씨와 B 사무관은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할까.

답은 ‘김영란법 위반’이다. 김영란법(제8조 제3항 제2호)에 따르면 사교ㆍ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조사비는 최대 10만원까지 가능하다. 김영란법은 출입부처 공무원과 기자 사이인 A 씨와 B 사무관은 직무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10만원을 초과하는 경조사비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둘 사이에 직무관련성이 없다면 1회에 한해 100만원 상당의 선물이 가능해진다.

만약 직무 관련성이 있는 B 사무관이 수십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는다면 받은 돈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내야 한다. 100만원이 넘는 양복을 받을 때는 형사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받게 된다.

그러나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하객에게 같은 금액의 식사와 기념품을 제공한다면 B 사무관에게도 선물을 제공할 수 있다. 김영란법은 결혼식에서 3만원 상당의 식사와 5만원 상당의 선물까지만 제공 가능하다고 명시했지만 모든 하객에게 똑같이 제공하는 경우에는 예외조항을 뒀다. 법조계 관계자는 “모든 하객들에게 동일하게 제공하고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수준이라면 공직자에게 3만원이 넘는 식사와 함께 선물을 제공하더라도 괜찮다”며 “다만 수십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 너무 고가의 금품은 사회상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B 사무관이 결혼식 주례로 나서 수고비 명목으로 100만원 상당의 양복을 받는 경우는 어떨까. 이 역시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한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을 수 없다”며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때는 주례를 섰다고 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한다”고 했다.

원호연ㆍ유오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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