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이 서러워] 공치려다 空치는…‘野, 求’

서울 50개팀에 야구장 3곳뿐

추첨 통해 예약 ‘하늘의 별따기’

지자체 단위별 시설투자 시급

#1. 직장인 김모(32) 씨는 현재 인천의 한 사회인 야구팀 소속이다. 하지만 팀에서 투수를 맡고 있는 김 씨는 최근 몇 주간 사회인 리그 경기에 전혀 참여하지 못했다. 김 씨가 속한 야구팀이 매주 일요일 오전 9시에 경기를 하는데 야근이 잦은 기간동안 주말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팀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김 씨는 “팀원들도 정규 경기 시간을 바꾸자고 매니저들에게 건의했지만 워낙 경기장 빌리는 게 어려워 아직까지 아침 일찍 경기를 치르고 있다”며 “지난해 나도 경기장 대여를 책임지는 매니저팀을 겸했었기 때문에 그들의 고충을 안다”고 했다.

사회인 야구 포털 ‘게임원’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야구팀은 2만4000개가 넘는다. 사회인 야구팀의 경우, 서울시만 50개 가량의 야구팀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공립 야구장은 난지야구장ㆍ광나루야구장ㆍ신월야구장 등 3곳에 불과하다. 야구장 이용료는 회당 2만5000원~8만원 가량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한달 전 팀별로 사전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추첨에 당첨된 팀은 체육시설사용허가신청서와 팀원 명부, 스포츠 안전보험 등을 서울시에 제출하고 예납금을 입금해야 예약을 마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안정적인 경기장 확보가 필요한 야구팀 입장에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사회인 야구와 축구 리그가 늘어나는 데 비해 해당 공립시설들은 여전히 부족하다. 주말 특정 시간대 시설이용이 몰리면서 아마추어 야구ㆍ축구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달 정해진 날 야구팀별로 예약을 받는 데 주말 시간대는 매번 많은 팀이 신청해 경쟁률이 높다”며 “사회인 야구팀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하면 좋겠지만 공정한 대여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추첨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회인 야구팀 매니저는 “개별팀이 경기장 대여부터 정기예약 확보까지 체계적으로 운영되긴 힘든 게 사실”이라며 “예전엔 한 경기를 하기 위해 팀 전체가 강원도 속초까지 다녀왔다”고 했다.

아마추어 축구 동호회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립 축구장 역시 한달 전에 예약을 받아 추첨을 통해 대여를 진행한다. 축구 동호회의 경우, 실제 프로 경기 규격에 맞춰진 축구장보다 작은 규모의 풋살장ㆍ실내 축구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장소 대여가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사설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공립 축구장의 경우에도 축구장마다 예약 시스템이 다르고 문의해야 하는 경기장 관계주체가 달라 동호회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의 한 축구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차모(28) 씨는 “매번 다른 장소에서 경기를 하다가 정기 대여를 하려고 알아봤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여전히 메뚜기 신세”라며 “대여를 맡은 회원분은 주중에 장소 대여 때문에 항상 스트레스라고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인 스포츠 리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해당 인프라에 대한 공적 지원도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추어 리그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경우, 민간이 지자체에 건설자금지원을 요구해 기부체납하는 방식으로 땅을 제공 받아 야구장을 지으면 이후에 지자체가 관리하는 야구장이 많다. 지자체가 전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하면서 학생들과 사회인 야구 클럽이 비교적 활발하게 운영중인 것이다.

스포츠산업계 한 전문가는 “프로야구ㆍ유럽축구를 좋아하고 주말동안 제대로된 취미생활을 하려고 하는 스포츠인구가 늘어나는 데 비해 스포츠 시설들을 여전히 아마추어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시민들의 원활한 스포츠활동을 위해선 국가 단위보단 지자체 단위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전문가는 “앞으로 인구가 밀집된 도시 지자체를 중심으로 스포츠복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많이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민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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