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말로만… ②] 자전거族 늘었는데, 자전거 전용도로는 되레 줄었다

-직장인 30%가 자출족인데 교통여건은 엉망

-차도ㆍ보도와 분리된 전용도로 3년연속 감소

-행자부,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우선 정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자전거로 회사나 학교에 출퇴근 또는 등하교 하는 이른바 ‘자출족’이 늘고 생활체육으로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도 증가하고 있지만 자전거를 위한 도로나 교통 여건은 여전히 엉망이다. 특히 전체 자전거 도로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차도나 보행자도로와 분리된 형태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되레 줄어 자전거족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해 직장인 4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30%가 “평소에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가”라는 답변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중 40.74%는 자전거 출퇴근 중 가장 불편한 점으로 ‘자전거 도로 미확보’를 꼽았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자전거 도로 상황은 자전거족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사진=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이나 운동을 하는 자전거 이용자는 늘었지만 자전거 통행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보행자와 함께 쓰는 겸용도로는 가로수와 환풍구 등으로 막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자전거 전용도로는 꾸준히 줄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자전거 동호인들은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분리대, 경계석 등으로 차도 및 보도와 구분해 설치한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자전거 전용도로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3년 총 1015개 노선, 총연장 3222㎞였던 자전거전용도로는 2015년 977개 노선, 2971㎞로 감소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감소하는 것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로를 구분하는 가드레일 등을 설치할 경우 차로가 줄어든다는 운전자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차로의 가장 우측을 이용한다는 특성 상 교차로마다 우회전차량과의 간섭이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한편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는 2013년 1만4233㎞에서 1만5833㎞로 대폭 늘었다. 그러나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의 경우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엉키게 되고 지하철 환풍구, 노점상, 가로수 등에 수시로 막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양시자전거연합회 관계자는 “자전거도로라 해도 인도에 대충 페인트칠을 한 수준이며, 길도 구불구불하고 인근 상점 물건도 놓여 있어 위험하다”며 “공원의 자전거도로도 보행자와 자전거가 도로를 같이 쓰도록 돼 있는 곳이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여러 차로 중 가장 우측 차로에 자전거만 통행하도록 한 자전거전용차로도 트럭이나 승용차가 갓길인 줄 알고 그냥 주차한 경우가 많아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행정자치부와 도로교통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7940건이었던 전체 자전거 교통사고는 2014년 1만666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전거 교통사고에 따른 부상자 수도 8035명에서 1만7133명으로 역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망자 수는 303명에서 283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우선 자전거 도로의 76%를 차지하는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를 우선 정비키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난 6~8월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정비시범사업을 공모했다. 37개 신청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고위험 ▷사업효과 ▷자전거 통행량 ▷지자체 정비의지 등에 대해 자전거단체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서류심사와 현지실사를 통해 최종 10개소를 선정했다.

정비대상은 자전거사고 다발지역, 사고위험도로, 통행불편도로 등으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정비사업이 실시되며,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지자체 10개소에는 총 2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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