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밥 혹은 몸’…류근 시인, 여혐논란

[헤럴드경제]‘그의 시에서도 여자는 밥 혹은 몸이다.’

류근 시인을 둘러싼 ‘여성 혐오’(여혐) 논란이 뜨겁다고 20일 KBS뉴스가 보도했다. 

류근 시인은 TV 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의 고정 패널로도 출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어떻게든 이별’(문학과지성사)이라는 두번째 시집을 펴내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 고 김광석이 부른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작사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 한 일간지에 ‘익명이지만 류 시인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에피소드’를 소재로 삼아 한국문단의 ‘여혐’ 분위기를 비판하는 칼럼 기사가 게재된 후, SNS상에서 그가 ‘대표 여혐 시인’으로 지목되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 문단과 여혐’이라는 부제를 담은 칼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인은 자신의 시를 ‘통속시’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가 젊은 한 때 통(通)했던 속(俗)의 야만성이 행간마다 선연하다. 여자가 해준 밥을 먹고, 여자의 몸을 품평하고, 여자가 던진 원망의 눈길을 변명 삼아 다른 여자에게로 이동하는 일이 낭만으로 여겨졌던 시절이 병풍처럼 펼쳐진다…….(중략) ‘낭만적인 나’의 서사 밑엔 늘 여자가 방석처럼 깔려있다. 그는 세계에서 자리가 없다고 한탄하지만, 여성을 착취하는 세계의 메커니즘에서 내려올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 시절에 여자가 ‘밥 혹은 몸’이었듯이, 그의 시에서도 여자는 ‘밥 혹은 몸’이다. 야만의 세계를 꼭 빼 닮은 야만의 시에 여자의 자리는 없다.”

“마누라가 유방 확대 수술을 했다. 어느 날 아침, 시인은 석 달 만에야 그걸 우연찮게 발견하고는 “유방 큰 애인과 유방이 커서 울고 살았다는 이영자와 조선 막사발”을 떠올리며 “똑바로 눈을 뜨고 마누라의 정면을 바라보지 못하는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해당 시는 ‘인문학적 고뇌’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처럼 그의 시에서는 애인에게서 비롯된 짓궂은 농담이 주를 이룬다.

온라인에서 류 시인 개인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이 기회에 한국문단 내의 뿌리깊은 가부장적 풍토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자’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 문인들은 문학의 가치를 판단하는 여러 가지 잣대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장 강력한 ‘정치적 측면’만을 강조함으로써 작가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일간지 칼럼이 나오자 류 시인은 발끈했다. 칼럼에 류 시인의 실명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에 대한 얘기로 단정했다. 류 시인은 지난 15일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주어가 빠진 기사가 사람을 이렇게 죽일 수도 있겠구나….이거 내 이야기 분명하다”면서 칼럼 내용을 반박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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