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헤럴드경제=신대원ㆍ김우영 기자] 4년 전 큰 파문 끝에 무산됐던 한국과 일본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논의가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 이후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양국간 GSOMIA체결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방송은 기시다 외무상이 안보협력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고 윤 장관이 “완전히 동감”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간 GSOMIA 체결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일 양국 외교안보부서를 중심으로 정보보호협정 체결 논의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GSOMIA는 국가 간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으로, 기밀정보의 제공방법과 제3국으로의 무단 유출 방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를 포함한 30여개국 이상과 정보보호협정이나 유사한 성격의 협정을 맺고 있다.

일본과 GSOMIA 체결 논의가 이뤄지는 건 군사안보적 필요성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일본과 신속한 대북정보의 공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발사 성공 뒤 일본의 뛰어난 대미사일, 대잠수함 탐지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은 위성을 통해 북한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며 “지난 5차 핵실험을 일본이 인지할 수 있었던 것도 뛰어난 군사기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에 예민한 일본은 한국과 GSOMIA체결에 더 적극적이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탈북자를 통한 대북정보 등 우리나라의 인적정보(HUMINTㆍ휴민트)능력을 일본은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GSOMIA체결이 이명박 정부 때 과거사 반성 없는 일본과 민감한 군사정보를 공유하는데 대한 반발 여론에 부딪혀 ‘꼼수처리’, ‘밀실처리’ 파문 끝에 무산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GSOMIA체결에 대해 “신중하게 환경이나 국민이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본적으로 이 문제가 가진 사안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협정의 내용은 별게 아니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도 아닌 과거 한반도에서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일본과 군사협력을 본격화하는 데 대한 국민적 거부감은 알고 있지만, 협정 내용 자체는 별 문제가 안된다는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국방부 등 정부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일본과 GSOMIA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것과도 온도차가 난다.

국민감정과 별개로 일본과 GSOMIA를 체결하는 것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GSOMIA는 미국, 일본과 3각 군사동맹으로 가게 된다는 대단히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자칫 우리의 외교적 활동 반경을 스스로 좁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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