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로비 의혹] 檢, ‘레인지로버 부장판사’ 결국 피고인으로 법정에

-檢, 김수천 판사 20일 기소… “현재까지 다른 판사 입건없어”

-정운호로부터 외제차부터 여행비ㆍ현금 등 뇌물수수 혐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인천지법 김수천(57ㆍ사법연수원 17기) 부장판사가 재판에 넘겨진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김 부장판사를 20일 구속 기소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인물 중 현직 판사로는 처음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1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이미 지난 4월 정 전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로비 리스트 8인’에 거론된 인물이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을 받던 정 전 대표로부터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해달라는 청탁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와의 관계를 의심케하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수사선상에 올랐다. 2013년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하는 미인대회에서 딸이 1위에 오르고, 이듬해 정 전 대표 소유의 외제차 레인지로버를 시세 중고가보다 2000만원 싸게 사들인 사실이 알려졌다. 레인지로버를 매입하면서 건넨 5000만원마저 정 전 대표로부터 다시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져 차량 무상제공 의혹까지 제기됐다. 레인지로버는 현재 검찰에 압수된 상태다.

또 정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 임에도 네이처리퍼블릭 관련 재판을 맡아 그대로 진행해 논란이 됐다. 지난해 11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을 베껴 판매한 업자들에 대한 항소심에서 김 부장판사는 1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해 정 전 대표의 로비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밖에 정 전 대표의 돈으로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고 정 전 대표가 발행한 수표 500만원을 받은 단서도 검찰에 포착됐다.

잇따른 의혹 제기로 심리적 부담을 느낀 김 부장판사는 지난 달 청원휴직 신청을 하고 6개월 간의 휴직에 들어갔다. 이후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김 부장판사는 이달 2일 구속 수감됐다. 현직 부장판사의 구속은 결국 양승태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로까지 이어졌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입건할 만한 다른 판사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김 부장판사 기소로 법원 관계자에 대한 수사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지난 4월 ‘정운호 로비 의혹’이 터졌을 당시 임모 부장판사가 처음 거론되면서 ‘법조 게이트’를 촉발한 진원지가 됐다.

정 전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항소심을 맡은 임모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정 전 대표의 브로커 이민희(56ㆍ구속기소) 씨와 저녁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로비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임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즉시 재배당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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