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의 소환’ 롯데그룹 “심려끼쳐 죄송…검찰수사 기다린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검찰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습니다”

20일 오전 9시 19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중앙지검에 출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은 그를 둘러싼 취재진의 질문에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롯데그룹 창립 이래 그룹 총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 본사 집무실로 출근해 정책본부 임원들과 짧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오전 8시 55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배임ㆍ횡령 혐의 수사와 관련해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사진=박현구 기자/[email protected]]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검찰 수사 단계”라면서도 “일본 경영 관례상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일본 홀딩스는 이사회와 주총 등을 열어 신 회장을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에 55.5%의 지분을 확보하며 롯데그룹 총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서 신 회장의 지분은 1.4% 남짓. 나머지는 27.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 6.0%의 지분을 가진 임원 지주회 등 일본인 지주들이 확보하고 있는 ‘우호지분’이다. 

<사진설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배임ㆍ횡령 혐의 수사와 관련해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사진=박현구 기자/[email protected]]

신 회장이 구속돼 자리를 비울 경우, 나머지는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와 고야바시 CFO 등 일본인 경영진에게 일본 롯데홀딩스의 총수 자리가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경영진이 비리로 구속되면 문제 경영진 해임과 새 경영진 선임, 향후 쇄신안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며 “롯데그룹도 그런 수순을 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롯데그룹은 많은 이슈들을 당면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올 하반기 그룹의 숙원사업이던 잠실 월드타워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 롯데그룹 내부의 순환출자 해소와 M&A를 통한 신규 사업 투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롯데홈쇼핑의 프라임 시간대(오전ㆍ오후 8시~10시) 영업정지 소송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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