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2주 걸린다면서 실상은11개월까지…‘현미경’ 인증에 수입차 전전긍긍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폴크스바겐 그룹 디젤 배출가스 조작 이후 인증 신청 뒤 최장 1년 가까이 인증 절차가 진행되는 사례가 나타날 정도로 수입차 인증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출시 발표를 하고도 수개월째 출고를 못하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속출하면서 해당 업체는 물론 점찍은 모델을 손꼽아 기다리는 소비자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피아트 크라이슬러 코리아가 수입ㆍ판매하는 신형 지프 체로키 디젤 모델은 지난해 10월 인증 신청에 들어갔지만 11개월이 지난 이달에서야 정식으로 출시됐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추가로 요구하는 서류들이 늘어나면서 본사에서 여기에 대응하는 데 시간이 걸려 출시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사진=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체로키 유로6]

지프 체로키는 정통 SUV로서 확고한 충성 고객을 보유한 모델이다. 지난해 피아트 크라이슬러 코리아 전체 판매량 중 지프 체로키 2.0 디젤, 지프 그랜드 체로키 3.0 디젤 판매량 비중은 40% 가까이 됐다. 당초 신형 지프 체로키는 올 상반기 출시가 예상됐으나 이달로 늦춰지면서 통관도 지연돼 이 모델을 구매하려고 했던 소비자들은 6월말 종료된 개별소비세율 인하 헤택도 받지 못하게 됐다. 

[사진=BMW 330e]

BMW 그룹 코리아는 지난 6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330eㆍX5 xDrive 40e와 고성능 모델 M2 쿠페 등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시 인증 신청이 들어간 뒤 3개월이 되도록 아직까지 이들 모델은 출시가 안되고 있다. 당초 BMW 측에서 출시 시기를 하반기로만 밝히긴 했지만 정부 인증이 까다로워지면서 내부에서 이에 맞춰 대응하는 데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6월말 신형 E-클래스를 출시했지만 가솔린 먼저 선보였고, 디젤은 뒤늦게 출시됐다.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 출시 시차는 두 달 정도 된다. 이 때문에 E-클래스 디젤 모델을 계약한 상당수 고객들은 출고 지연을 겪어야만 했다. 4분기 SUV인 GLS, GLE 쿠페와 세단인 C-클래스 카브리올레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이들 모델도 인증 완료까지 얼마나 걸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신형 A4 가솔린 모델을 지난 5월 출시했지만, 아직까지 디젤 모델에 대해서는 인증 작업을 준비 중이다. 디젤 배출가스 조작 판정에 이어 서류조작에 따른 판매정지 처분까지 받으면서 아우디코리아가 신형 A4 디젤 모델 인증 완료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판매가 정지된 주력 모델 A6 등에 대해서도 재인증 절차를 밟아야 해서 아우디코리아에 더욱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배출가스 등 주요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측도 디젤 배출가스 조작 이후 수입차 인증이 강화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인증 신청이 들어오면 통상 2주 정도면 완료가 되는데 2, 3개월에서 최장 11개월까지 걸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수입차 인증을 깐깐하게 하는 것을 두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처음부터 확실히 문제 소지가 없도록 인증 절차를 밟는다면 장기적으로 수입차에 득이 될 수 있다”며 “대체로 독일차 인증이 늦어지고 있지만 수입차 업체 전반적으로 인증 작업에 더욱 만반의 준비를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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