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 북한 선제타격론 현실성 따져보니…실제 선제타격은 요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북핵 위협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북한 선제타격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실제 선제타격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선제타격하려면 북한의 명백한 도발 징후를 입증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속히 작전을 실행해야 하는데 한미간의 절차가 워낙 복잡해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군이 단독 작전인 KMPR(대량응징보복)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이 개념이 정립되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일단 북한 도발 징후를 파악하고 선제공격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난제다.

[사진=북한 정밀타격용 유도무기 타우러스가 유럽에서 수입돼 올해 안에 실전배치된다.]

현실적으로 한미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전수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북한이 가용한 미사일은 총 1000여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물샐 틈 없는 탐지망을 가동한다는 것 자체가 한미 군 당국에겐 큰 도전이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기만술이 발전해 실제 발사되기 전 징후를 미리 파악하기도 한층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도발하려 했다는 정황을 국제사회에 납득시킬 수 있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한 후 한미간 논의를 거쳐 선제타격을 실행하기란 언제든 기습할 수 있는 북한에 비해 몇배는 더 어려운 임무다.

군 관계자는 20일 “북한 선제타격은 북한이 먼저 도발하려 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을 때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선제타격을 실시할 것인지 한미간 논의가 필요해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해 현재 군에서 다양한 대응방안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 5차 핵실험으로 북한 핵위협이 현실화됐다고 판단하고 북한 군사시설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오는 10월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연합 작전계획에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방안은 초기 단계로 북한이 핵사용 위협을 가하면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핵투발가능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하고 패트리엇과 사드 등 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게 된다. 북한 핵사용이 임박했을 경우 한미는 타우러스, 현무 순항미사일 등 정밀타격 유도무기로 북한 핵전력을 선제타격한다. 상황에 따라 미국의 핵무기로 북한을 타격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 한미는 패트리엇과 사드 등으로 요격하는 한편, 북한 주요 군사시설에 대해 본격적인 공격을 가하게 된다.

우리 군 작전권은 평시 합동참모본부의장이, 전시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다.

군은 선제타격 방안을 세부화해 전시에는 선제타격, 평시에는 예방타격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먼저 전쟁을 일으켜 도발한 경우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핵시설에 대해 타격작전을 실행할 수 있다.

우리 군은 평시 합참의장의 결심에 따라 북한 위협에 대해 예방타격을 할 수 있다.

한미연합사령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 도발이 확실한 상황에서 대응한다는 점에서 대응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평시 북한의 수상한 징후가 포착될 경우 합참의장이 예방타격 개념으로 타격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이 경우 우리 군의 단독작전이기 때문에 제한 사항이 훨씬 많아진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동향을 탐지할 수 있는 첨단 정찰위성이나 정찰기가 없어 미군 탐지자산에 의존해야 한다. 즉, 미군이 선제타격 결심을 하지 않으면 합참의장 단독작전이 사실상 어려운 셈이다.

주한미군에 비해 열악한 우리 측 탐지자산으로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해 합참의장이 공격명령을 내렸다고 해도 주한미군이나 정치권 등 외부의 개입 가능성도 있어 선제타격의 실행은 첩첩산중에 처한 셈이다.

우리 군은 북한 5차 핵실험 후 한국군 단독작전인 KMPR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이 또한 ‘북한이 핵무기로 위해를 가할 경우 응징한다’는 개념이어서 실제 선제타격으로 발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