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ㆍ음주, 근로자 임금 상승에 사실상 도움”

성대 경제학과 이순국씨 박사논문

“인적 네트워크 형성…긍정적 영향”

“업무 안전에는 부정적 효과 나타나”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흡연ㆍ음주 행위가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에 사실상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 학교 경제학과 대학원 이순국 씨는 박사논문 ‘건강위험행위와 건강수준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씨는 연령, 근속연수, 직종, 기업체 규모 등을 통제변수로 두고 2011년 진행된 제3차 근로환경조사를 분석, 남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흡연과 음주 행태가 임금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그 결과 남녀 근로자 모두 흡연과 음주로 임금 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일 흡연자와 금연자의 경우 남녀 근로자 모두 흡연경험이 전혀 없는 비흡연자보다 임금 수준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가끔 흡연하는 근로자의 경우 남성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으나 여성은 임금 수준이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음주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의 임금 상승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논문은 흡연과 음주로 인한 건강 수준의 하락보다 근로자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해 임금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여성 근로자들의 경우 흡연이 비호감 이미지를 형성해 임금을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통 생각됐지만, 최근 여성들의 흡연율이 높아져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비정규직으로 현재 흡연 중이거나 금연한 여성들이 비흡연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보다 임금 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연 여성들이 흡연하며 남성 근로자들과 교류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논문은 흡연 근로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업무상 위험이 비흡연자들보다 크고, 산업 재해도 실제로 많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금연할 경우 주관적으로 느끼는 업무상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높아지지만, 실제 발생하는 재해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근로자들이 느끼는 위험도도 높고, 산업 재해도 더 많이 발생했다.

흡연구역이 있는 회사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 효과는 흡연구역이 없는 회사보다 더 컸다. 또 흡연구역이 있을 때 근로자들은 업무가 덜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발생하는 산업 재해 수도 적어졌다. 논문은 흡연구역을 설정하면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고, 흡연자들이 자연히 정보교류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이런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흡연과 음주가 직접 임금 상승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유대관계를 높이는 과정에서 임금 수준에 간접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흡연과 음주가 주관ㆍ객관적 업무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왔지만, 근무환경이 위험에 노출돼 흡연과 음주를 하게 되는 역(逆)인과관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흡연과 음주를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를 공식적인 네트워크를 전환해 모두가 원활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근로자들의 주관적 업무 위험 판단과 건강문제는 노동시장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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