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머금은 ‘은빛 오름’ 표선 해비치로 ‘어세 오십서’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와요~”

가을 기운을 머금은 눈부신 아침 햇살이 바다에 비쳐 반사되면서 발코니를 물들이는 곳은 표선과 성산 등 제주 남동쪽 해변이다. 경동지괴 동해안 해변 펜션으로 찾아드는 아침햇살이 장쾌하다면, 제주 남동쪽 해변가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은 느리고 호젓하다.

제주 동남쪽 대표적인 휴양지인 해비치는 ‘폴 인 어텀’이라는 이름의 가을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손님들에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만과 편견’ 등 베스트셀러 클래식을 건네는 호텔리어들의 손길도 ‘가을’스럽다.


오름들을 뒷편에, 바다를 앞에 둔 배산임수의 해비치는 가을을 맞아 오름 레저 전문가그룹을 구성하고 오는 11월30일까지 이어질 ‘은빛 가을 오름 탐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제주의 오름 368개 중,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된 표선, 성산, 구좌, 조천 등 동부 지역에 용눈이, 다랑쉬, 큰 사슴이 등 멋진 오름들이 많다. 제주 동부의 가을 오름에는 억새가 멋드러지게 일렁인다.

해비치 탐방 안내원들은 매주 월, 목요일 손님들을 데리고 용눈이오름과 손자오름을, 매주 수, 일요일에는 큰사슴이오름을 오른다. 해비치에서 북동쪽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용눈이오름(248m)은 부드러운 능선과 발 아래 펼쳐진 억새들판이 매력적이고 성산 앞바다까지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다. 할아버지인 한라산을 쏙 빼닮은 손자(孫子)오름(256m)은 20분 정도면 정상까지 오르는데, 북쪽 다랑쉬오름, 서남쪽 검은오름, 동쪽 용눈이오름을 파노라마 처럼 감상할 수 있다.

웨딩은 그림같은 수평선이 펼쳐진 해비치 바다, 해녀 조각상과 이국적인 분위기의 야자수 나무, 푸른 잔디가 펼쳐진 야외 정원에서 진행된다. 예식 후 바다 석양을 배경으로 애프터 파티를 즐길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지난 10여년간 각종 외교 회담,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제주포럼’ 등을 유치하면서 프리스티지 미팅의 메카 이미지를 굳혔던 해비치는 올들어 ‘가정, 신혼부부, 관광객 프렌들리’ 컨셉트를 강화했다. 사회지도층이 몰리는 이유였던 품격과 예술,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디자인, 웰빙 및 힐링푸드 인프라 등 하드웨어는 유지 및 개선하면서, 보다 감성 넘친 소프트웨어를 곳곳에 짙게 스며들게 했다는 것이다.

함영훈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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