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배우 비중 높여라”…할리우드 압박하는 中관객들

article-2309204-1924EEB0000005DC-148_638x433할리우드가 영화 속 중국 배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관객들은 중국 배우가 단순한 카메오에 그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최근 할리우드 신작 ‘쥬만지’ 제작사는 배우 에이전시에 “중국 배우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에이전시측은 배우의 성별, 역할이 정확히 무엇이냐고 물었다.

제작사측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고,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는 무조건 중국 배우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할리우드 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영화시장 중국을 겨냥한 이같은 캐스팅은 엇갈린 결과를 낳고 있다. 중국 관객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맡은 중국 배우들에게 열광한다. 올해 개봉한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에서 전투기 조종사 역할을 맡은 중국 톱배우 안젤라 베이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중국 배우가 얼굴만 비친 영화는 중국에서 실패를 겪었다. 2014년 ‘X맨’에 출연한 중국 최고 인기 배우 판빙빙의 대사는 “시간이 다 됐다(Time’s up)” 한마디였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는 “판빙빙이 ‘아이언맨3’에 카메오로 나온 것도 정말 당황스러웠는데 ‘X맨’에서는 그보다 더 두드러지는 역할이었지만 여전히 논란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중국 관객들은 외국 영화에서 중심 역할을 하지 못하는 자국 여배우들을 ‘꽃병(flower vases)’이라고 부른다.중국은 올들어 티켓 판매 규모가 50억달러로 미국(81억달러)에 이어 두번째다. 향후 몇 년 새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국 영화시장에서 외국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53.5%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46.9%에 그쳤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은 중국 관객들을 잡기 위해 두꺼운 팬층을 둔 중국 배우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개봉한 ‘나우 유 씨 미2’에는 대만 톱스타 주걸륜이 출연한다. 이 영화 제작사는 시나리오 작업 전부터 주걸륜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주걸륜은 마카오의 마술용품 상점 주인으로 나왔다. 2013년 개봉한 ‘나우 유 씨 미1’은 중국에서 23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나우 유 씨 미2’는 이보다 4배 많은 97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중국 배우 캐스팅은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피하는 역할도 한다. 중국 내에서 외국 영화들은 TV광고 등에 있어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중국 배우가 출연한 영화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이 전파돼 사실상 광고 효과를 누린다고 WSJ은 전했다.

신수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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