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현장, 혁신센터를 가다] “센터장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지역 발전 마지막 봉사 기회로”

-정영준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터뷰

[헤럴드경제(여수)=배두헌 기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보면 기업에서 온 사람, 관(官)에서 파견 온 사람, 센터에서 새로 뽑은 사람 등등 출신이 참 다양합니다. 센터장은 이들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오케스트라로 따지면 지휘자 역할 아닐까요.”

정영준(64ㆍ사진)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의 눈이 반짝 빛났다. 전국 17개 시도의 창조경제혁신센터장들 가운데서도 최연장자 축에 속하는 정 센터장이지만 혁신센터에 대한 그의 애정과 열정은 어떤 젊은 센터직원들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그의 전화기는 쉴 틈 없이 벨이 울렸다.


정 센터장은 GS에서 35년을 몸 담은 ‘GS맨’이다. GS칼텍스 전신인 호남정유의 말단 사원부터 그룹 계열사인 해양도시가스 고문, 전남광주지사장, 호남본부장 등 그가 가졌던 직함도 다양하다. 그는 전남 보성이 고향이고 고등학교도 전남 지역에서 나왔다.

지역 내 언론은 물론 수많은 관계 기관의 협조를 얻어 내야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마에스트로’가 되기에 부족함 없는 커리어를 갖춘 셈이다. 애초 센터장 자리를 거듭 고사하던 그가 ‘고향 발전을 위한 마지막 봉사 기회’라는 생각으로 결국 초대 센터장 자리를 수락한 이유 역시 그의 전체적인 커리어가 자리에 워낙 적합하기 때문이었다.

정 센터장이 1년 3개월 동안 센터를 이끌며 가장 보람찼던 기억은 찾아가는 품평회를 통해 판로를 열어줬던 순간이다. 그는 “우리나라 농어민들이 기가막힌 상품을 만들어 창업을 해도 판로 개척에서 좌절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직접 그들을 찾아다니며 전남센터 전담기업인 GS의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판로를 열어주자 날개를 단 듯 했다”고 했다.

그는 창업자들을 센터에 한 달간 입소(?)시켜 ‘벤처 창업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을 전남센터만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정 센터장은 “전국에서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교육생이 와서 2주 동안 이론교육, 나머지 2주 동안 실습교육을 받는다. 전복 양식장에도 가보고, 표고버섯 농장에 가서 체험도 해보고 하는데 반응이 참 좋다”며 “교육부터 판로까지, 창업의 전체적인 코스를 지원해 주는 게 다른 센터들과의 차별점인 것 같다”며 웃었다.


임기 2년차를 맞이한 그의 각오는 단단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1년이 창조경제 기반을 조성하고 새로운 시도를 정착시키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센터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발로 뛰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강화해 더 많은 아이디어와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의 바람은 젊은 청년들에게 ‘창업’이 ‘취업’과 대등할 정도의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대기업만 바라보거나 노량진에서 몇 년 동안 공무원 시험만 붙들고 있지 말고, 혁신센터에 와서 창업을 해 봤으면 좋겠어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반드시 그들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겁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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