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X파일]수도요금 인상 소식에 서민들 분통 터뜨리는 진짜 이유는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전기료 폭탄에 이어 수도요금까지 오른다고 하니 가뜩이나 팍팍한 가계 주머니 사정이 걱정입니다.

정부는 전일 광역 상수도와 댐용수 요금을 4.8%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각 가정이 내는 상수도 요금은 1.07% 정도 인상됩니다. 일반 가정(4인 가구)에서는 월평균 약 141원 부담이 늘 것으로 정부는 예상합니다.

정부는 원가를 내세워 이번 조치가 요금 현실화 차원이라고 합니다. 최근 10년간 물가는 27.5% 상승했고 각종 원자재 가격은 30.7% 올랐습니다. 반면 광역상수도 및 댐용수 요금은 지난 10년간 한차례 인상(2013년 4.9%)에 그쳐 생산원가의 84%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수도 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우리나라의 ㎥당 수도요금은 666.9원인데, 이웃 일본은 이보다 1.8배 비쌉니다. 미국은 우리의 2.7배, 프랑스는 3.4배, 영국은 3.8배, 독일은 4.7배 수준입니다.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지금 수도요금을 올리는 것이 과연 타당한 지 의문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수질 오염이 악화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고도 정화시설로 녹조를 걸러내 수도물이 식수로 안전하다고 국민들을 설득합니다. 하지만 정수 과정에 쓰이는 발암성 소독부산물이 또다른 골칫거리입니다. 실제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 일대 정수장들의 경우 지난달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THMs)’의 농도가 농도가 선진국 기준치(50ppb)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4대강 사업의 책임을 묻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더욱이 경기 침체로 가계 소득은 갈수록 쪼그라드는데 올 여름 폭염에 따른 전기료 폭탄을 맞은 상황입니다. 폭염과 가뭄에 무, 배추 등 식재료값이 치솟는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물가는 들썩입니다. “낙동강을 썩은 물 만들어놓고 더 비싼 값을 받아먹겠다는 거냐”, “전기요금에 수도료까지..서민 등골을 빼먹는다”며 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도 당연합니다.

더구나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으로 엄청난 빚을 떠안았고 이를 갚는데 혈세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수공의 4대강 사업 부채 원금(8조원)의 30%인 2조 4000억원을 지난해부터 오는 2031년까지 정부 재정으로 갚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자(2조9000억원) 등 금융 비용에 대한 재정 지원은 이미 2010년부터 이뤄져 왔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과 수공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원금 상환액은 390억원, 이자는 3010억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2017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수공의 4대강 사업 부채 원금 탕감액 836억원, 이자 탕감액 2564억원이 포함됐습니다.

수공은 또 수도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대신 발전ㆍ분양 사업에서 매년 수천억씩 이익을 남깁니다. 지난해에도 수공은 이익 2500억원을 냈고, 상당분을 발전ㆍ분양사업을 통해 거둬들였습니다. 그리고 수공은 이중 2000억원을 4대강 부채상환에 썼습니다.

이 때문에 수공 측의 적극적인 부인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물값 인상이 4대강 부채상환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번 돈으로 4대강 부채를 갚느라 상대적으로 수도사업 투자 여력이 줄어 물값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실제 수공은 2005년 이후 광역상수도 요금을 올리지 않다가 4대강 부채를 떠안은 뒤 2013년 4.9%에 이어 이번에 재차 요금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물론 해마다 정부의 경영실적 평가를 받는 공기업으로선 실적을 챙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공기업은 무엇보다 공익이 우선입니다. 요금인상에 앞서 고질적인 방만경영을 뿌리뽑고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