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된 해외 첫 생산기지…차체 용접라인 100% 자동화

수도 이스탄불서 2시간거리 위치

공장초입 ‘현대앗싼’ 입간판 생소

근로자 북적 거리던 생산라인엔

의장라인 빼곤 全공정엔 로봇이

철저한 고용보장·100% 현지화

세제 장벽 불구 ‘내수 5위’ 선전

[이즈밋(터키)=유재훈 기자] 현대자동차 터키 공장은 현대차의 해외 생산공장 중 하나 이외의 의미를 갖는다. 2000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출범하기 전인 1997년, 현대차의 첫 해외 생산시설로 태어난 것이 바로 오늘의 현대차 터키공장이다.

현대차 터키공장은 이스탄불에서 100여㎞,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즈밋(Izmit)시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르마라해 동쪽 해안에 자리한 이즈밋시는 터키 최대의 상공업단지 중 하나로, 지중해로 이어진 항로를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 생산거점으로 각광받는 곳이다. 


이즈밋 공장 초입에는 ‘현대앗싼’(HYUNDAI ASSAN)이라는 생소한 입간판이 눈에 띄었다. 이즈밋 공장은 자동차부품 등을 생산하는 터키 굴지의 대기업인 앗싼그룹과 20년전 합작형태로 설립됐다.

이즈밋 공장은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해외진출 전략이 적극 활용되고 있었다. 공장 인근에는 4대 모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강판을 담당하는 현대제철, 그리고 이를 적재적소에 실어나르는 현대글로비스가 인접해 있었다. 공장 내부 역시 현대위아, 현대로템에서 제작한 최신 공작기계 설비들이 2014년 라인 증설 당시 배치돼 20년 된 공장이라고는 믿기 힘든 첨단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 결과 차량의 모든 부품을 조립하는 의장라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공정이 로봇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차량의 골격을 만드는 차체라인은 용접 작업을 100% 자동화해 품질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 용접에 배치됐던 인원을 다른 라인으로 재조정해 공장 전체 가동률 또한 향상시켰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생산 혁신을 통해 이즈밋 공장은 현대차의 해외공장 중 비슷한 규모의 ‘20만대 공장’인 브라질, 러시아에 비해 협소한 공장 면적에도 높은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즈밋 공장은 1997년도 1만대 생산을 시작으로 2013년 10만대, 지난 2014년 20만대 생산을 달성했다. 올해 생산 목표는 23만대다. 소형차 ‘i10’과 함께 유럽 전략형 해치백인 ‘i20’을 생산하는 이즈밋 공장의 지난해 수출 물량은 20만1389대. 이 중 94%는 모두 유럽을 향한다. 이즈밋 공장의 유럽 수출물량 중 절반 이상은 독일, 영국, 이탈리아로 팔려나가는데, EU가입국은 아니지만 유럽국가 수출입 시 무관세 혜택을 받는 터키의 지정학적 특성이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다만, 현대차는 터키 내수 시장에선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앞서 진출한 경쟁브랜드의 두터운 진입장벽에다 독특한 터키 자동차 시장의 세제도 시장 확대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었다. 터키는 자동차에 대해 특별소비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배기량 1600㏄이하는 차값의 45%, 1600~2000㏄는 90%, 2000㏄이상은 145%라는 고율의 세금을 물리고 있었다. 인구 8000만명인 터키의 연간 신차 판매량이 90만대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이같은 세제 탓이 크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악조건에서도 현대차는 지난해 터키 시장에 진출한 60여개 브랜드 중 5위에 해당하는 6%의 시장점유율로 선전하고 있었다. 이즈밋공장 고위 관계자는 “이미 50여년전부터 현지 시장에 진출한 포드나 1970년대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한 르노, 피아트 등 경쟁사들과 비교해 아직은 시장 점유율이 달리는 게 사실”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파워가 높아질수록 터키 내수시장 실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둘러본 이즈밋 공장의 강점은 20년간 터키 현지 근로자들과 쌓아온 파트너십에 있었다. 공장 설립 20년이 돼가지만 이즈밋 공장엔 아직 노동조합이 없다. 인근 유럽 완성차 브랜드 공장 대부분에 노조가 설립된 것과 비교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곤 현지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이 확실한 점이 큰 이유였다. 여기에 일부 구조조정됐던 인력들을 지난 2014년 공장 설비 확충 당시 대부분 재고용하며 현지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점도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또 터키 전체 생산직 근로자들 중 상위레벨에 해당하는 급여 수준은 직원들의 만족도는 물론 제품 품질 향상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이즈밋 공장의 가동률은 99%이상으로 1만대 중 불량률이 1%대를 자랑한다. 총 7단계에 걸친 육안ㆍ작동검사의 합격률도 97%를 상회할 정도다.


공장 관계자들은 이처럼 높은 생산성을 현지인 정서를 100% 수용하고 이해하는 적극적인 노무관리 시스템으로 꼽는다.

이즈밋 공장은 지난 6월 공장 라인 두 차례 올스톱시켰다. 설비 이상이나 노사갈등 탓이 아니었다.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에 출전한 터키의 경기가 있던 날, 공장 측은 모든 생산라인을 멈추고 전 임직원들이 공장내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관람했다. 이 같은 이즈밋 공장의 축구 단체 응원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4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보이며 터키 내에서도 높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구용 현대차 이즈밋 공장장은 “몇 시간의 생산손실보다 축구 응원을 통해 현지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인근 타사 근로자들의 많은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며 “이즈밋 공장은 터키에 진출한 해외브랜드의 완성차 공장 중 어느 곳과 비교해도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자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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