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사] 더 나갈 수 있을까?…마지막 기로에 선 檢

- 신동빈 회장 18시간 고강도 조사 후 귀가 “혐의 부인”

- 제2롯데월드 의혹ㆍ수백억대 비자금 용처 등 여전히 오리무중

- 檢, 신 회장 구속영장 청구 여부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소환조사를 끝으로 3개월여 동안 달려온 검찰 수사가 사실상 종착역만을 남겨놓고 있다.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혐의 적용 등을 놓고 막판까지 정예 검사들과 호화 변호인단 간 치열한 ‘두뇌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오전 4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18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온 신 회장은 ‘배임ㆍ횡령 혐의에 대해 억울한 점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답변했다”고 했다. 그외에 심경을 묻는 질문 등에는 일체 답변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을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사진=200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하고 있다.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검찰에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
박현구 [email protected]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전날 오전부터 신 회장을 상대로 그룹 전반과 총수 일가에서 빚어진 경영비리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간 자산거래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포착된 2000억원대의 횡령ㆍ배임 정황 등이 주요 질문에 포함됐다. 또 롯데건설이 최근 10년간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신 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는 등 관여했는지도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신 회장은 혐의 전반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계열사간 부적절한 자산거래 의혹과 관련해선 “당시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배임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하고, 롯데건설이 조성한 비자금의 존재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신 회장을 재소환하지 않고 이번 조사 결과만을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게 법조계와 재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신 회장의 구속이 확정될 경우 CJ 등 다른 그룹과 달리 롯데그룹 경영권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90% 넘게 가지고 있는 곳이 일본 롯데홀딩스인 상황에서 신 회장의 구속이 결정될 경우 신 회장이 대표직에서 밀려나고, 최악의 경우 일본 롯데의 남은 경영진이 전부 일본인으로만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진=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제2롯데월드.]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이러한 관측이) 신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나 신병을 결정하는 데 있어 결정 요인이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과 발부가 되더라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 등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영장 여부가 결정되면 지난 6월 10일 대규모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던 롯데그룹 수사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현재 수사팀은 신 회장을 비롯해 부친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57) 씨 등 총수 일가를 일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사 초기 불거진 제2롯데월드 인허가 로비 의혹을 둘러싼 정ㆍ관계 유착 의혹이나 롯데건설이 조성한 560억 원대 비자금의 용처 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없어 더이상 수사의 진전이 힘든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수사팀은 일본에 체류하며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서 씨에 대해 1800억원대의 국내 전 재산을 압류하는 ‘초강수’를 선택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