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구르미’박보검, 눈으로 말을 한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KBS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발휘하는 힘은 대단하고 기특하다. 이 힘은 상당 부분 박보검과 김유정에게서 나온다.

박보검이 잘 생기고 멋있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이를 어린 아이들이지만 어른스러움이 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박보검은 실제로도 귀공자 외모와 달리 고생도 많이 하면서 반듯함과 올바름이 체득됐고, 김유정은 어린 나이에도 수많은 연기 생활을 거치면서 내면연기가 가능해진 어른스러움이 나온다.


이들은 이런 느낌의 바탕위에서 그들만의 소통도구를 잘 활용한다. 이것이 ‘구르미’의 최대 강점으로 작용한다.

박보검은 눈으로 말을 한다. 대사가 없어도 눈빛만으로도 대사를 건넨다. 눈빛만으로 맥락을 만들어내는 박보검의 테크닉, 이것이 보검매직의 정체다.

신기한 것은 홍내관(김유정)이 기특하게도 이를 제대로 알아듣고 표정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나는 이를 이제는 흔해 빠진 단어가 된 ‘케미’라고 말로 설명하고 싶지 않다. 그들만이 지니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통로라고나 할까.

19일 방송된 9회에서 왕세자 이영(박보검)이 홍내관(김유정)에게 “이제 (너를)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다”라고 말할 때도 표정 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

여인으로 산 적이 없는 홍내관이 처지가 처지인지라 하면서 머뭇거리자 왕세자 박보검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줄 수는 없겠는가. 내 옆에서”라고 말할 때는 애처로운 눈빛이 대사 내용보다 훨씬 더한 진정성을 발휘했다.

박보검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궁안에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김유정에게 수신호로 얘기한 것도 그래서 중요하다. 박보검이 수신호로 “내가 널 연모한다. 그러니 제발 가지 마라, 떠나지 말고 내곁에 있거라”라고 말할 때 그 눈빛을 봤다면, 그를 떠날 수 있는 여자는 없다고 봐야 한다.

박보검은 이미 7회말 김유정과의 뽀뽀신에서도 유정이 눈을 감자 흐뭇해하며 복합적인 의미를 담은 표정 연기를 훌륭하게 해낸 바 있다.

박보검이 눈빛으로 얘기하고, 시청자들이 이를 감상하는 상황까지 갔다는 것은 박보검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어갔다는뜻이다. 박보검이 드라마에 안착하면서 드라마의 여백까지도 느슨하다고 보지 않게 됐다.

사실 박보검이 안착을 못했다면 ‘구르미‘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다. ‘구르미’속에는 왕과 왕세자와 대립하는 세도가 김헌(천호진) 세력이 있고, 왕세자가 사랑하는 김유정이 홍경래의 여식이라는 스토리가 있기는 하지만 드라마를 끌고가는 가장 큰 힘은 박보검과 김유정의 멜로다.

‘옥중화‘에도 대비까지 가담된 막강 파워 소윤에 대항하기 위해 대윤의 파워를 키워가는 왕의 이야기 정도는 있다.

박보검이 또 어떤 눈빛과 어떤 표정을 보여줄지, 보검매직의변화술까지 지켜보는 게 ‘구르미’의 주요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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