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수사] “협박당했다” 역공 나선 김형준 부장검사, 외나무다리 승부되나

-“친구 金 씨가 스폰서 폭로하겠다며 1억 요구 협박”

-김 부장검사, 수사의뢰로 본격 맞대응…진흙탕 싸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스폰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형준(46ㆍ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가 자신을 ‘스폰서 검사’로 지목한 고교 동창 김모 씨에 대해 공갈 혐의를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김 부장검사는 김 씨와 김 씨의 변호인 S 씨가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검사는 수사의뢰서에서 김 씨와 김 씨의 변호인이 이달 2일 스폰서 제공 내용을 폭로하겠다며 1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잇따르는 폭로와 의혹제기로 수세에 몰렸던 김 부장검사가 최근 변호인을 선임한 데 이어 수사의뢰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식사와 술 접대를 하고 현금을 제공하며 스폰서 역할을 해왔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검의 감찰을 받게 된 김 부장검사는 올 1월부터 파견 근무한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에서 물러나 서울고검으로 전보조치됐다.

이후 특별감찰팀의 소환 조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김 부장검사가 오히려 김 씨에게 협박을 당한 피해자임을 주장해 사건은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고교 동창이라는 명분으로 만나 올 봄까지 금전거래를 하며 ‘돈독한 우정’을 나눴던 두 사람이 불과 몇 달만에 진흙탕 싸움을 벌이게 된 것이다.

특별감찰팀은 이와 관련해 전날 김 씨와 변호인 S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또 김 부장검사가 김 씨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기타 부적절한 접촉을 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김 부장검사가 예보 파견 근무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김 부장검사가 파견 해지와 함께 휴대전화를 가져가 확보하지 못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 변호인 측에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휴대전화 외에 압수한 물품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사기와 횡령 혐의로 서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씨에 대해 이번 주중 구속기소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다만 김 부장검사의 소환 조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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