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성매매 사회적 비용은 최소 10조원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A는 직장이 없는 알콜 중독자 아버지 때문에 7명의 식구를 책임져야 하는 어머니의 맏딸로 자랐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하고 타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일해야 했다. A는 얼마 되지 않은 월급을 모두 엄마와 동생들에게 보냈지만, 가정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공장도 오래 다닐 수 없었다. 매일 고된 단순작업에 이어지다 보니 병이 생긴 것이다. 생활고로 어려웠던 A는 업소로 유입됐고, 결국 성매매 집결지로 들어가 10년간 감시와 감금을 당하며 성매매 일을 했다. 경찰 신고로 집결지에서 구조된 A씨는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쉼터에 입소했다. A씨는 구조 당시 자기표현은 물론 사회적응도 하지 못했다. 기관의 지원으로 전문적인 검사를 받은 결과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도움으로 유명피자 체인점에 취업한 A는 현재 그곳에서 정식 직원으로 5년간 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A씨와 같은 성매매 피해여성의 인적 손실이나 지원비용, 성매매 업소 탈세 등으로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가 성매매로 인해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이 최소 10조원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여성가족부가 ‘2016년 성매매 추방주간’을 맞아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성매매피해자 지원 성과분석’이라는 기조발표를 통해 우리나라의 성매매 사회적 비용은 약 9조8173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집결지에서 영업하는 전업형 3644명과 유흥업소에서 2차를 나가는 겸업형 14만7392명 등 총 15만1036명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계산한 것이다. 실태 파악이 어려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매개로 한 성매매나 해외성매매 등을 포함하면 사회적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문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특히 성매매 피해여성의 자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의 자살시도율은 2.1%임인데 반해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48%로 23배 높다. 자살시도자의 자살비율도 일반인은 10만명 당 28.1명이지만, 성매매 피해여성은 10만명당 700명으로 25배가량 많았다. 이를 바탕으로 자살자 수를 추정하면 연간 성매매 피해여성 507명이 자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의적 자해 즉 자살자 수 1만4160명을 자살비용 6조4769명(2012년 성인지 통계 기준)으로 나눈 자살자 1인당 사회적 비용이 4억5741만원임을 고려하면, 성매매 피해여성의 자살로 드는 사회적 비용은 2319억원이나 된다.

문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성매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10조원에 이르지만, 성매매 피해여성의 구제ㆍ재활 등을 돕기 위한 지원 예산은 143억원에 불과해 정부의 예산투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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