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멸하는 美CEO들…보복 두려워‘오프더레코드’

미국 내 다수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사석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경멸하고 있다. 하지만 보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공개적으로 이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부 거침없는 CEO들은 대놓고 트럼프를 무시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했다.

NYT가 CEO들과 인터뷰할 때 빠지지 않는 주제는 오는 11월 대선이다. 대부분 CEO들은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이며 때로는 경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오프더레코드(비보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유는 ‘두려움’이 대부분이다.

IT 기업들은 ‘애플’처럼 트럼프로부터 공개적인 공격을 당할까봐 두려워한다. 은행들은 트럼프가 월가를 무너뜨릴까봐 두려워하고, 다국적 기업들은 무역 분쟁을 걱정한다.

기업 개혁은 선거철 단골 메뉴지만, 트럼프는 기업에 대해 다른 후보들보다 독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은퇴했거나 워런 버핏과 같은 특별한 위치가 아니면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CEO는 극소수다. 버핏은 “미국은 이미 위대하다”며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대선 구호를 일축한 바 있다.

링크드인 공동창업자인 리드 호프만 역시 예외적인 CEO 중 하나다. 호프만은 지난 12일 트럼프가 납세 내역을 공개한다면 500만달러(약 56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침묵하고 있는 동료 CEO들에게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호프만은 “만일 학교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가 해코지할까봐 두렵다는 이유로 그를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두려움은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화당의 큰손 후원자 셸던 아델슨 샌즈 그룹 회장도 트럼프를 무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CNN에 따르면 아델슨은 공화당 상원의원 선거 등을 위한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에 4000만달러(약 447억원)를 기부할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에게는 고작 500만달러를 기부한다.

아델슨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등에게 거의 1억달러(약 1117억원)를 기부했다. 아델슨은 지난 5월 트럼프에게 1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7월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이후에도 기부를 하지 않다가 선거를 6주가량 남겨놓고서야 겨우 지갑을 열었다.

신수정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