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마윈의 보험업 ‘예언’…은행처럼 적중할까

“은행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가 은행을 바꾸겠다.”

지난 2008년 한 경제인포럼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이같은 호언을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금융인도 아닌 그의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에 선뜻 동의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몇 년 후 마윈은 간편결제인 알리페이와 온라인 MMF(머니마켓펀드)인 위어바오를 창설하며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재테크며 송금이며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에 중국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위어바오 이용자는 순식간에 불어나 2억명을 넘어섰다. 대형 국유은행들도 반격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여수신에만 집중하던 서비스를 탈피해 온라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마윈의 말대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8월18일 중국 보험업발전 연차총회 연설자로 나선 마윈은 이번에는 보험산업의 미래를 예언(?)했다. 보험이 변하지 않으면 내가 바꾸겠다는 식의 호언장담은 없었다. 대신 그는 보험업의 미래를 확신했다.

중국의 보험 가입자는 3억3000만명이다. 마윈은 보험 가입자가 인구수와 같은 13억은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식에 ‘구민(股民ㆍ개미)’이 있고 인터넷에 ‘왕민(網民ㆍ네티즌)’이 있는 것처럼 보험도 ‘바오민(保民)’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보험사가 많은 게 아니라 턱없이 부족하다고 부르짖었다.

그는 또 보험 조직이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조직보다 어떤 식으로 리스크를 방지할지를 연구하는 개발과 설계 단계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보험사의 핵심인력은 영업이 아닌 빅데이터 기술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래의 보험이 사람에 따라 시기에 따라 다른 맞춤형 보험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별 차이를 무시한 표준화되고 규모화된 보험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 복잡한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주장도 했다. 보험약관도, 가입도, 보상도 모두 간결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언(?)은 사실 국내 보험업계도 다 알고 있는 얘기다. 하지만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새로운 국제회계 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 등으로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우리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역동감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최근 중국 기업들이 국내 보험사의 주인자리를 속속 꿰차고 있는 현실까지 겹쳐지며 마윈의 한마디 한마디가 예사로이 들리지 않는다.

그가 SNS업체 텐센트, 2대 보험사 핑안보험 등과 손잡고 만든 인터넷 보험사 ‘중안보험’이 글로벌 컨설팅 KPMG가 선정한 ‘세계 핀테크 톱100’의 1위에 선정된 사실은 부러움과 함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보험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핀테크가 어렵다는 안이한 인식에 빠져 있을 게 아니라,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도전정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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