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송재정 작가 ②] ‘하이킥’부터 ‘나인’까지… 역대 송재정 표 작품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시작은 시트콤이었지만, 지금은 드라마를 쓰고 있다. MBC ‘더블유(W)’를 집필하기 까지 송재정이 극작가로 걸어온 세월만 19년, “시트콤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두 장르의 융합을 꾀하고 차원이동이나 스릴러적 요소를 더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던 작가 (지상파 방송국 PD)”였다. “장르, 소재, 플롯을 바꾸면서 늘 도전하면서 남과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왔던 작가” 송재정의 역대 대표 작품을 되짚어봤다.

[사진=SBS, MBC, tvN 제공]

▶시트콤 작가로 시작, ‘순풍산부인과’로 첫 발= 송재정 작가는 시트콤으로 10년이란 시간 동안 안방 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그 첫 시작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방송된 SBS ‘순풍산부인과’, 그 끝은 MBC ‘거침없이 하이킥’(2006~2007)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순풍산부인과’는 동명의 산부인과 사람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상황을 다룬 극이다. 당시 평균 시청률이 25%를 넘기고, 다양한 유행어를 낳는 등 시트콤으로는 드라마 정극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렸다. 당시 해외 시트콤에 비해 한국형 시트콤의 입지가 크지 않았던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형 시트콤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을 받았다. 오지명, 선우용녀, 박영규, 박미선, 미달이 역의 아역 김성은 등 모든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인기를 누렸고 김병욱 PD를 시트콤의 대부로 자리매김하게 한 작품이다.

송재정 작가는 바로 다음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통해 ‘순풍산부인과’의 김병욱 PD와 또 한번 호흡을 맞췄다. SBS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역시 ‘순풍산부인과’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웃픈(웃기고 슬픈)’ 이야기들을 담았다. 소방관 역에 노주현, 신구, 노홍렬, 권오중 등의 라인업으로 15%대 시청률로 2년 간 또 한번의 인기를 누렸다. 실수 많고 철 없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가장부터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사춘기 군상까지 한 편의 드라마를 웃음으로 풀어냈다.

송재정은 바로 뒤 SBS ‘대박가족’에 이어 김병욱 PD의 세 번째 시트콤 SBS ‘똑바로 살아라’(2002~2003)에도 투입됐다. ‘똑바로 살아라’에서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노주현이 이번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연예인이자 아빠 역으로 또 한 번 함께 했다. 여기에 ‘순풍산부인과’ 박영규와도 다시 재회했다. 당시 신예 연기자였던 이동욱, 천정명과 더불어 故 안재환이 장난이 심한 의사로 나와 안방 극장에 세 번째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전 작에 비해 시청률이 다소 부진했고,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다 약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후 SBS ‘혼자가 아니야’, SBS ‘귀엽거나 미치거나’, SBS ‘달려라 고등어’ 등의 시트콤을 쉬지 않고 집필했다.

[사진=SBS, MBC, tvN 제공]

▶침체된 시트콤 시장 타계, 송재정의 ‘거침없이 하이킥’= 시청률 부진 등 한국형 시트콤이 주춤했을 2007년 당시, 이른바 ‘대박 시트콤’이 탄생한다. 송재정과 김병욱 PD의 또 하나의 히트작 MBC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순재, 나문희, 박해미, 정준하, 최민용으로 구성된 민호(김혜성), 윤호(정일우)네 가족과 유미(박민영)네 가족이 가정과 학교에서 겪는 일상을 담았다. 당시 시청률이 20%를 넘나들며 높은 인기를 모았고, 주·조연 배우들이 그 인기에 힘입어 광고계에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인기는 곧 수 많은 유행어도 만들어 냈다. 지금까지도 나문희의 ‘호박 고구마’ 등의 유행어가 회자될 만큼 시트콤의 역사를 다시썼을 뿐 아니라 배우 이순재는 ‘야동순재’라는 별명을 얻음과 동시에 이 작품을 통해 2007년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2007년 5월 21일부터 위성 방송 KNTV에서 방영됐고, 방영 당시 인기 덕에 동명의 사진 책도 출간, 이후 시리즈로 제작됐다. 2탄 MBC ‘지붕뚫고 하이킥!(2009~2010)’, 3탄 MBC ‘하이킥! – 짧은 다리의 역습’(2011~2012)까지 방영됐을 만큼 탄탄한 초석을 닦았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송재정 작가의 대표 시트콤이 됐을만큼 큰 성공을 거둔 뒤에도 시트콤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MBC ’크크섬의 비밀(2008)‘로 ’거침없이 하이킥‘ 제작진과 함께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송재정 작가는 지금까지 집필한 시트콤에 대해 “시트콤 고유의 특징인 공동집필을 통해 각자 작가들 자신이 알고 있는 캐릭터를 모두 다 끌어 모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그 많은 작가들이 없었다면, 절대 탄생하지 못했을 등장인물들이 담긴 작품들”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SBS, MBC, tvN 제공]

▶SBS ‘커피하우스’로 드라마 입문, ‘나인’부터 ‘더블유(W)’까지= 수 많은 시트콤을 빚어낸 송재정 작가는 이후 드라마계로 입문했다. “시트콤이 싫어서”가 아니라 “해보지 않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서 (송재정 작가)” 한 선택이었다. 송재정 작가는 “가족이나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시트콤에서도 충분했을 것”이라며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장르와 소재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는 상상력의 나래를 한껏 펼쳐, 이전에 없던 드라마의 판도를 열었다. 시, 공간을 초월하는 스릴러적 드라마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첫 작품인 SBS ‘커피하우스’로 첫 발을 뗐으나 10%에 못미치는 저조한 시청률로 주춤했다. 지상파 드라마를 딛고, 송재정 작가는 돌연 tvN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후 tvN에서 ‘인현왕후의 남자(2012)’를 집필했다. ‘인현왕후의 남자’는 인현왕후의 복위를 위해 시간 여행을 하는 조선시대 선비와 드라마 속 드라마인 ‘신(新) 장희빈’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은 무명 여배우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타임슬립(Time-slip) 로맨스물이다. 송재정 작가 표 타임슬립(시간이동)의 시초로, 당시 tvN이 자리를 막 잡기 시작했을 때 시작해 1%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첫 사극 도전이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드라마 작가로서 높이 인정받은 건 tvN ’나인(2013)‘을 통해서였다. ’나인‘은 남자 주인공이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 9개를 얻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경찰 수사를 담은 장르물이었다. 이진욱아 주연을 맡아 열연했으며,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단서를 추측하고 수 많은 해석을 낳으며 화제가 됐다. 탄탄한 스토리와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호평이 더해져 ’나인‘은 이른바 ’대박 드라마‘가 됐다. ’나인‘은 송재정 작가의 색깔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 작품으로, 신선한 장르물로 드라마 장르의 벽을 뛰어 넘어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 이후로 지상파에도 장르물 바람이 불었을 만큼 ’나인‘의 위력은 컸다.

[사진=SBS, MBC, tvN 제공]

이후 tvN ‘삼총사(2014)’로 또 한번의 사극에 도전, 올해 7월 오랜만에 지상파로 복귀해 MBC ’더블유(W)‘를 집필했다. 지난 15일 종영한 드라마 ‘더블유(W)’는 최고 시청률 1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신선한 소재,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로 매회 화제를 낳았다.‘현실 세계의 오연주(한효주)와 인기 웹툰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이 웹툰과 현실 세계를 오가는 공간이동으로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에 이어 차원 이동 극을 또 한번 선보여 3부작을 완성했다.

한 지상파 방송국 PD는 “기존 작가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했거나, 도전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던 장르물을 단숨에 대세 드라마 장르로 올려놓은 작가”라며 “방송계에서도 일찌감치 인정받고 있었지만 이번 ’더블유‘를 통해서 마르지 않는 창작의 샘, 뛰어난 상상력과 표현력으로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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