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동결-日 금리조절 새실험] 日銀이 쏜 ‘두개의 화살’…모순? 묘책?

기존 국채 매입정책 그대로 유지
실효성 의문·안정 기여 엇갈린 반응

일본은행(BOJ)이 승부수로 꺼내 든 ‘장기 국채 금리 0% 목표’라는 새 실험이 막다른 길목에 몰린 금융완화 정책에 묘수로 작용할지를 놓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 쪽에선 과도한 국채매입에 대한 불안을 완화해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지만, 다른 한 켠에선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0%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하면서 동시에 연간 80조엔 규모의 국채 매입 정책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BOJ가 동시에 두가지 방향을 제시했지만 발표된 정책 사이에는 모순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가령, 바나나 상인이 바나나를 재배하는 농부에게 바나나 시장 가격이 파운드당 50센트를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한해에 80톤을 사겠다는 약속을 동시에 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바나나 수요가 많아지면 바나나 가격은 파운드당 1달러로 오를 수 있다. 바나나 상인은 한해 80톤을 사기도 전에 가격이 이처럼 오르더라도 바나나를 계속 사야 한다.

만일 BOJ가 새로운 정책과 기존 정책을 동시에 수행하려고 한다면 비슷한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가 갑작스럽게 하락하면 BOJ는 0% 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한해 80조엔 넘게 국채를 사들여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위험 회피 현상으로 10년 만기 일본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 BOJ는 국채를 더 사들일 필요가 없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이에대해 자신에게 재량권이 있다며 “실제 매입 규모는 80조엔이라는 목표치보다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나나 가격이 파운드당 50센트로 유지되기 바란다면 그외에 다른 조건은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의 이같은 결정에는 일본 은행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됐다. 은행들은 올해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80조엔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BOJ 정책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BOJ 정책위원 9명 중 7명은 금융 완화 정책에 찬성했다. 하지만 방식을 놓고서는 의견이 갈라졌다.

일부 위원은 자산 매입 대신 장기 금리를 관리한다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80조엔 매입이라는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반대 의견에 부딪쳤다. 회의 결과 새로운 방식에 대한 찬성이 7, 반대가 2로 나와 새로운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에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마리 이와시타 SMBC니코프렌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이번 결정에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며 “다양한 요소에 의해 움직이는 장기 금리를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BOJ의 금리정책이 시장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조지 곤칼루스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에 당근을 제공하고 유연성을 더한 것”이라며 충격적인 완화를 도입한 것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정정책을 원활하게 수행하면 물가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프랑스의 경제지 ‘레제코’ 온라인은 “지금까지의 정책보다 유연한 전략”이라고 평가했으며, 워싱턴포스트도 “선택의 폭은 좁지만 과도한 국채매입에 대한 불안을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신수정ㆍ문재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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