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동결]‘연내 인상’ 예고한 美…한은 통화정책 보수色 짙어질까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인상 전망에 쐐기를 박았다. 11월 미국 대선을 치른 뒤 12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예상했던 시나리오지만 한국은행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폭발 직전의 가계부채 문제와 미국 금리인상발(發) 불확실성이 맞물려 통화정책 운용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한은은 22일 오전 윤면식 금융시장 담당 부총재보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고 Fed의 금리동결에 따른 주요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ㆍ외환시장 등에 미칠 영향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Fed가 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오늘 회의에서는 이번 금리동결의 의미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금리 동결을 결정한 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앞서 Fed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방기금(FF) 금리를 현행 0.25∼0.50%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FOMC 성명서에 “연방금리 인상 여건이 최근 강화됐다”는 문구를 새로 삽입해 11월 대선 이후 열리는 12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나라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가할 전망이다.

금융기관과 기업의 조달비용이 상승해 시중 대출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미 125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가팔라진 상태에서 시중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부채 부실이 현실화될 공산이 크다. 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내외금리차 축소로 국내의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될 수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 17명의 금리전망이 담긴 점도표. 보라색은 6월, 녹색은 9월에 전망한 것이다. 6월에 비해 9월에 금리인상을 1차례(0.50∼0.75%)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비둘기파’ 위원들이 다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ed는 21일(현지시간) 연방금리를 현행 0.25∼0.50%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자료=비즈니스 인사이더]

실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연말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0.25% 오르면 연간 이자부담은 2조250억원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더욱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달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 묶어놓고 국내외 경제ㆍ시장 동향을 당분간 지켜보자고 판단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Fed의 금리인상을 코앞에 두고 기준금리를 조정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두워진 경기 회복세 지원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더하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함준호 금통위원은 전날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금융안정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금융안정의 지속성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