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사들의 약값 횡포… 여드름 치료제 값 40배 올려 1000만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미국에서 제약회사들이 의약품의 가격을 수십배씩 올려 폭리를 취하는 일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제약사 노붐 파마(Novum Pharma)는 ‘알로퀸’(Aloquin)이라는 여드름 치료크림의 가격을 18개월도 안되는 사이에 40배 가까이 올려 지탄을 받고 있다고 외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붐 파마는 지난해 5월 프라이머스 파머슈티클스(Primus Pharmaceuticals)라는 제약업체로부터 알로퀸에 대한 권리를 사들였다. 이전까지 241.5달러(27만원)에 팔렸던 알로퀸은 그후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가격은 무려 9561달러(1053만원)에 달한다.

[사진=알로퀸]

알로퀸은 60g짜리 크림형 약품으로, 항생제인 요오드퀴놀과 알로에 베라 추출물로 이뤄져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요오드퀴놀은 한 튜브에 30달러밖에 하지 않으며, 알로에 베라 크림도 몇 달러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효과도 검증되지 않았다. 알로퀸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효과가 있을 수 있음(Possibly Effective)’이라는 등급을 받았는데, 이는 약이 치료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제한적이라는 의미이다.

[사진=에피펜]

미국에서 제약사가 의약품의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일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지난달에는 제약사 밀란이 ‘에피펜’(Epipen)이라는 알레르기 치료 응급주사기의 가격을 9년새 6배 가량 올려 비판을 받았다. 또 올해 초에는 미국 제약사 튜링의 CEO인 마틴 슈크렐리가 ‘다라프림’이라는 항생제의 가격을 55배나 폭등시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사협회(AMA)의 연구에 따르면 2008~2015년 사이 400개 이상의 제네릭 약품 가격이 1000%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논란이 커지자 약값 문제가 미국 대선 이슈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이달 초 “모든 미국인들은 과도하고 불공정한 비용 부담을 지지 않고 필요한 의약품에 온전히 접근할 권한이 있다”라며 자신이 당선되면 폭리를 취하는 제약업체들에 벌금을 물리겠다고 했다. 또 법을 개정해 안전한 대체 의약품을 긴급 수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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