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정 작가가 ‘W’를 쓸 수 있었던 비결, ”이제는 가지고 놀아야 한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송재정 작가는 어떻게 새로운 맥락 드라마인 ‘W’를 쓸 수 있었을까?

창의적이지만 어쩌면 황당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던 ‘W’를 쓰게 된 이유와 발상, 그리고 그 비결이 궁금했다. 이 궁긍증에 대한 답을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다. 역시 대본을 공개할 만큼 시원한 송 작가의 명쾌하고 자유로운 논리와 감성을 들을 수 있었다.

송재정 작가가 기자간담회에서 해준 말 중에 가장 기억나는 부분은 “이제는 가지고 놀아야 한다”였다.

‘W’는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차원이동이 돋보였다. 자유분방함과 황당함 사이에서 마음껏 상상력을 펼쳐보였던 그의 재주에 감탄할만했다.

송재정 작가는 ‘아이디어(상상력)는 어디서 얻는가’ 라는 질문에 “이제는 가지고 놀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송 작가는 “‘W‘의 아이디어는 그림에서 시작됐다. 스페인 여행때 본 화가 고야의 고양이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어서 만화로 설정했다“면서 “또 30여년 전에 봤던 그룹 아하의 ‘테이크 온 미’ 뮤직비디오(만화속의 꽃미남이 만화를 보는 여자에게 튀어 나온다)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송 작가는 “나의 상상력은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 규제되지 않는 삶이었다. 그런데 내 조카를 보고 있으면, 학원에서 책을 읽고 있더라. 또 놀이를 하기 위해 어디를 가더라”면서 “내가 어릴 때는 이런 걸 모두 복합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송 작가는 “창의와 상상은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나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 머리가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술적으로 배워서 하는 건 의미가 없다. 배우는 게 아니라 온 몸으로 체화돼야 한다. 나도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올 지 모른다”고 말했다.

송 작가는 “상상은 티비를 보면서 일어나고, 어디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식이 아니라, 미술을 보고 차원이동을 생각했다. 나는 미술을 좋아한 빠순이였다. 스페인 가서 고야를 한번 더 봤다”면서 “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고 잡다한 것을 봤는데, 이게 융합됐다. 시작은 어렵다. 무에서 시작하니까. 하지만 이게 되면 굉장히 재미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송 작가는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느낄 수 있는 ‘백년동안의 고독’ 등을 보면 자유로운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이전에는 논리적이었다. 영화 ‘버드맨‘을 보면 조금 더 자유롭다. 보는 사람은 생소하지만 이게 트렌트가 될 듯하다. 개인의 사고로 상황이 바뀌는 게 조금 더 유연해질 듯하다. ‘W’는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작가는 “나도 영화 ‘살인의 추억‘을 좋아한다. 지난 10년간 리얼리티를 중요시했다. 과학적인 논리가 중요했지만 이걸 서서히 지겨워한다”면서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같은 게 재미있어졌다. 개연성은 없지만 확 튀면서 눈길을 끈다”고 설명했다.

송 작가는 “우리는 논리를 너무 많이 봤다. 설명을 안해도 납득한다. 그 다음은 시각적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삼각관계, 재벌이 나오면 설명을 안해도 다 안다. 건너뛰고, 생략했더니 호응도가 높더라. 이제 무맥락도 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송 작가는 “‘W’에서는 향이나 부적 같는 매개체가 없다. 그래서 화면으로 보여주기가 힘들었지만, 이제 인지(자유의지)로 시청자들이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방송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조금 힘들었겠다. 나는 납득이 잘됐지만, 나는 장애물이 없어 질주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지만 시청자들은 이 인지가 쉽지 않겠구나 하는 걸 느꼈다”면서 “나는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결국 인지의 차이다. 인지하는 순간 강철은 그 세계가 된다. 틀(세계)은 인간이 만들었다. 오성무가 피조물 강철에게 한 ‘너는 설정값이다. 아무 것도 아냐‘라는 말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작업했을 때 대등한 세계를 본다”고 설명했다.

송 작가는 “사람들은 나에게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어떻게 만들어내지 라고 묻지만, 나는 가지고 놀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W’에서 차원이동을 많이 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에게서 특별한 상황, 가령 생사에 쫓기기도 하는 등 많은 걸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일을 겪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