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기관사와 동행②] “운전실 복잡한 장치 신기해요”…‘철도 덕후’ 눈이 번쩍

-서울메트로 ‘1일 기관사 체험행사’ 동행

-대구서 온 학생ㆍ철도 동호회 회원 등 열기 후끈

-실제 운전실 탑승…각종 위급상황 경험하기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ㆍ이원율 기자]“1일 기관사로 함께 하는 초등학교 5학년 박나림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낭랑한 목소리가 지하철 내부에 울려퍼지니 승객들이 주위를 둘러본다. 학생들이 ‘기관사 체험’을 하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모두 웃는다.

[사진=지하철 내 전부운전실에서 밖을 바라보면 지하철의 빠른 이동속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지하철 기관사는 이러한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21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의 서울메트로 지축차량사업소. 서울메트로가 안전 교육ㆍ직업 체험 일환으로 진행하는 ‘지하철 기관사 체험’에 동행, 기관사의 하루를 살펴봤다. 실수도 사고로 이어지는 특성상 기관사는 어떤 일을 할 때도 ‘안전’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4:1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8~17세 13명 학생이 참여했다. 체험을 위해 대구에서 온 학생 등 ‘철도 꿈나무’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철도 동호회 회원으로 자칭 ‘철도 덕후’인 한 학생은 전문 지식을 자판기처럼 뽑아내며 안내 직원들을 진땀 빼게 했다. 지하철 안 장치들을 물어보는 다른 학생 질문에 전문 용어를 섞어 답하는 모습을 보는 안내 직원은 ‘못 당하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행사를 담당하는 이대규 과장은 학생들의 열정에 놀라면서도 “지식을 새기는 일도 중요하지만 안전의식의 필요성을 몸소 겪는 게 우선”이라며 목적을 설명했다.

기관사의 처음 일정은 출무 보고다. 운행에 앞서 인수인계를 받는 과정으로, 안전교육도 이어진다. 한 학생이 “매번 하면 지루할텐데…”라며 말끝을 흐리자 안내 직원은 “교육을 듣지 않으면 운전도 못할 만큼 중요한 과정”이라며 격려했다. 그러자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어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이어졌다. 오전 11시, 마침내 기관사와 함께 지하철 운전실에 탑승했다. 학생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4개 지하철 맨앞 운전실로 나눠 탔다.

박나림(11ㆍ여) 양은 운전실 내 장치들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이에 ‘철도 덕후’ 학생은 “핵심 장치는 바처럼 생긴 주간 제어기와 DSD(운전자 안전장치)”라며 “바를 꾹 누르면 DSD가 활성화되는데 그 다음에야 주간 제어기가 작동된다”며 조심스레 안내했다.

지하철 기관사 체험 행사에는 경쟁률만 4:1을 기록했다. [사진=‘지하철 기관사 체험’에 참가한 학생이 안내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지하철을 운전하던 기관사는 “23년을 일한 나보다 더 많이 안다”고 웃으며 “DSD는 기관사에게 응급상황이 왔을 때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한 장치”라고 소개했다.

학생들이 저린 다리를 주무를 때도 기관사의 눈빛은 흐트러질 기미가 없었다. 기관사는 이때 기다렸다는 듯 경적을 수차례 울렸다. 그리고 철로를 걸어가는 인부 2명이 보였다. 이 기관사는 “관제실이 철로를 감시하며 위험상황을 전파하고 기관사는 전파사항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학생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무리한 승차를 시도하는 승객에는 경고방송 버튼이 요긴했다. 버튼은 각각 4가지 위험상황을 대비, 누르면 메시지가 나오는 식으로 작동했다.

운행 체험은 약 1시간동안 이뤄졌다. 아이와 함께 온 학부모 김수미(36ㆍ여) 씨는 “지하철에 어떤 안전장치가 있는지 늘 궁금했는데 해결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 내내 ‘철도 덕후’ 학생과 대화를 이어가던 이대규 과장은 “가끔 마니아 학생이 참여하면 진땀을 빼면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꿈을 접지 않도록 행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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