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엠바고)항소심에서 ‘무고’ 자백했다면, 대법, “형량 줄여줘야”

-대법, “피해자 재판 확정 전, 무고 자백은 감경 또는 면제 사유”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성추행을 당했다고 죄 없는 사람을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재판을 받던 50대 여성이 항소심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고 자백을 하면, 형을 낮춰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 과정에서 범죄를 자백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면 형을 낮춰주거나 면제할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대법원 제2부(주심 조희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모(54, 여) 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형량을 낮추거나 감면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피부관리사인 A 씨는 B모 씨가 2015년 7월 인천의 한 주택가에서 자신의 옷을 찢고 젖가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으니 처벌해 달라며 그해 10월 고소했다. 하지만 A 씨는 당시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B 씨와 시비가 붙어 멱살을 잡고 싸웠으며, 스스로 웃옷을 잡아 뜯었고 성추행은 없었던 것으로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확인됐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싸움이 난 후 화가 난 A 씨가 B 씨에게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신고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는 명백히 허위 사실을 사건 발생 후 두 달이 지나고 무고해 피해자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었다”며 “법정에 이르기까지 무고 사실을 진정한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고 이미 한 차례 무고 범행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는 점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판시했다.

2심도 판단이 같았다. 2심에서 A 씨는 자신의 범죄사실을 자백했지만 형량을 낮추진 않았다. 2심은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적극적으로 침해하는 범죄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A 씨가 무고로 고소한 B 씨의 재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한 점은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는 사유라고 판단해 재판을 다시 받도록 했다. 형법 제157조, 제153조에 의하면 무고죄를 범한 자가 피해자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무고죄에서 형의 필요적 감면 사유인 자백에 관한 법리를 원심판결이 오해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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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법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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