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ㆍ産銀 1100억원 자금 투입, 긴급 하역작업에 활용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한진해운에 각각 600억원, 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긴급 하역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하지만 자금 투입이 늦어지면서 점점 더 가중된 물류대란을 해소까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사내유보금을 집행해 600억원을 한진해운 계좌로 송금할 계획이다. 22일 산업은행이 한진해운에 지원키로한 500억원도 이번주 내 대출 승인 절차를 밟아 다음주 초쯤 한진해운에 입금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재출연을 통해 내놓은 총 500억원에 1100억원을 더해 1600억원이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투입된다. 


이번에 투입되는 자금은 중국, 싱가포르, 유럽 등 해역에서 떠돌고 있는 컨테이너선의 하역 작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22일 기준 하역이 완료된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은 31척이다. 전체 97척의 컨테이너선중 66척이 공해상을 떠돌고 있다.

한진해운 측은 ”자금이 동시다발적으로 전세계 항만에 투입돼야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는데 그게 안되는 상황“이라며 ”추가 자금이 입금되는 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급한 곳부터 하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자금 지원이 이어지면서, 각국 항만의 하역업체과의 하역비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어떤 국가의 항만에 자금을 먼저 투입할지 논의해 이를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전세계에 가압류된 선박 4척에 대한 자금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물꼬를 튼건 맞지만, 현재 투입된 자금 규모가 사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고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측에 따르면, 이번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 자금은 19일 기준 약 2억5000만달러(2750억원)으로 추정된다. 3주 전 법정관리 돌입 당시 추산한 17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매일 24억가량 붙는 용선료(배를 빌려쓰는 비용)가 포함된 비용으로, 용선료를 제외한 순수 하역비만 따지면 2300억원 정도다. 여기에 내린 화물을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는데만 추가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물류대란이 꼬일대로 꼬인 상태”라며 “당장 화물을 내리는 비용만 1700억원 정도 잡았는데, 이번주 들어 2300억원대로 불었다”고 말했다.

물류대란이 3주째 접어들면서 하역비가 전 주와 비교해 6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추가 자금 지원 의사결정이 미뤄지면서 하루에 8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순수 하역비가 늘어나는 것은 화물을 볼모로 각국 항만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역에 걸리는 시간이 지체될수록 마음이 다급해지는 한진해운의 심리를 악용해 ‘부르는게 값’이 되는 형국이다. 실제 싱가포르항의 일부 하역업체 경우 기존 대비 2배의 비용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주들이 내린 화물을 실고 나가면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진해운은 현재 거점 항구의 하역업체들과 하역료 협상에 매진하고 있다.

법원 측은 물류대란이 앞으로 2~3주내로 해결돼야 한다고 보고있다.

파산부 관계자는 “만일 물류대란이 해결안되면 공익채권 때문에 하역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며 ”그 때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도 효과가 없으니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화물을 다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22일 국회에서 한진해운 회생을 위한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국민들이 낸 세금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중소화주들이나 갑자기 당하신 분들은 안타깝지만 살리기에는 국민의 혈세가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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