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매년 반복되는 정기 연고전 암표 전쟁, 왜?

-‘소수 정원’ 농구ㆍ빙구 입장권 구하기에 재학생 혈안

-추첨통해 무료배포 입장권…온라인서 최고 5~7만원에도 거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고연전/연고전 농구/빙구 티켓 두 장 팝니다’, ‘농구표 다량 구매, 장당 *만원 연락주세요’.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와 연세대 학생 커뮤니티 ‘세연넷’은 물론이고 국내 최대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매년 9월 3~4째주 금요일만 가까워오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제목이다. 이맘때면 열리는 양교간의 정기전 농구ㆍ빙구(아이스하키) 경기 무료 입장권 추첨에서 탈락한 고려대와 연세대 재학생들이 비싼 돈을 주고라도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이들 사이트로 필사적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매년 9월 3~4째주만 가까워지면 고려대와 연세대 양교 학생커뮤니티는 물론 인터넷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정기고연전 암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고려대 학생커뮤니티 ‘고파스’ [출처=각 홈페이지 캡쳐]

23일 고려대와 연세대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양일간 서울 잠실과 목동에서 ‘2016 정기연고전(고려대 주최)’을 개최한다.

재학생들이 일명 입장권 구하기 전쟁을 벌이는 종목은 개막 첫날인 23일 오후 열리는 농구(잠실실내체육관)와 빙구(목동아이스링크) 경기다. 개막전인 야구(잠실야구장)나 둘쨰날 경기인 럭비와 축구(목동종합운동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농구와 빙구 경기장의 관중 수용인원에 제약이 있다보니 배정되는 입장권도 적지만, 인기가 높은 종목인 만큼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매년 9월 3~4째주만 가까워지면 고려대와 연세대 양교 학생커뮤니티는 물론 인터넷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정기고연전 암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연세대 학생커뮤니티 ‘세연넷’ [출처=각 홈페이지 캡쳐]

2016 정기연고전을 주최하는 고려대 체육위원회에 따르면 농구와 빙구 종목에서 발생한 총 입장권의 수는 각각 7600장과 4000장이며 이를 양교에 각각 3800장과 2000장씩 동일하게 배분했다. 이 중 재학생에게 배포되는 입장권의 수는 농구 2600장, 빙구 900장으로 남은 농구 1200장과 빙구 1100장은 양교 교무위원과 동문들에게 제공된다. 올해 입장권 발행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했다는게 고려대 체육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관심이 집중된만큼 입장권 배분을 담당하고 있는 양교 학생회와 응원단도 ‘잡음’이 일어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장치를 마련했다.

고려대ㆍ연세대 응원단은 지난 21일 오후 개최된 응원오리엔테이션(OT)에 참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실시해 입장권을 배분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각 단과대학과 학과별로 인원수에 비례해 입장권을 배분,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입장권을 배포했다.

매년 9월 3~4째주만 가까워지면 고려대와 연세대 양교 학생커뮤니티는 물론 인터넷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정기고연전 암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의 모습. [출처=각 홈페이지 캡쳐]

이런 과정을 거쳐서도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은 양교 학생 커뮤니티는 물론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인 입장권을 장당 2만~3만원에서 많게는 5만~7만원까지 지불하며 구매하고 있다. 고려대 응원단 관계자는 “암표거래 방지를 위해 추첨 과정에 이름, 학번, 연락처 기입란이 있는 ‘티켓 교환권’을 배부하고, 당첨될 경우 티켓 교환권에 응원단이 사전에 적어둔 일련번호를 기입해 행사 당일 출입시 본인 확인에 사용할 것”이라며 “입장권의 암표 거래를 역추적해 암표 판매자를 적발하는 등 거래의 소재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추후 관리할 예정”이라고 암표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런 대책도 암표 거래를 원천적으로 막기엔 역부족이다.

연세대 2학년에 재학중인 김모(21ㆍ여) 씨는 “농구나 빙구 입장권은 3대가 덕을 쌓아야 구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라며 “4년이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대학생활 중에 한 번 쯤은 암표를 구해서라도 연고전 농구나 빙구 경기를 직접 보겠다는 생각이 보편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려대 4학년에 재학중인 장모(26) 씨는 “입학해서 지금껏 단 한 번도 추첨을 통해 농구나 빙구 입장권을 구해본 적이 없다보니 단 한 번도 들어가보지 못했다”며 “졸업전 마지막 고연전인만큼 암표를 구해서라도 꼭 들어가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힘들게 입장권을 배부받은 재학생이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초청장의 경우 받고도 오지 않는 경우를 산정, 각 학교당 500장을 추가 배포하고 있는데, 지난해엔 초청장을 받은 고려대 동문들이 최근 강세를 띄고 있는 농구 경기장에 예상보다 많이 입장하며 고려대 재학생 300여명이 농구 입장권을 구하고도 정원 초과로 입장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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