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IPO시장 ‘꽁꽁’…美은행, 수수료 수입 ‘최악’

WSJ “올 37억 달러에 그쳐”
1995년이후 20년 만에 최저

저금리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을 쉽게 조달하게 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이에따라 투자은행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얻는 수수료 수입이 20년만에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들어 미국 은행들이 IPO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가 37억 달러(약 4조원)에 그쳤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이는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은행들은 1995년 IPO 수수료로 26억 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였다. 닷컴버블이 일었던 2000년에는 IPO 수수료 수입이 91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IPO 시장은 기록적인 저금리 탓에 타격을 입고 있다. 올 들어 고작 68개 기업이 신규 상장해 137억 달러(약 15조원)를 조달했다. 2015년 같은 기간 동안 138개 기업이 상장해 273억 달러(약 30조원)를 조달한 것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2015년 IPO 규모도 2014년에 비해 62% 줄어든 수치다.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은 대어(大魚)들은 개별적인 투자를 받고 있어 기업공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특히 IPO 거래는 마진이 많이 남는 것이어서 은행들은 뼈아픈 타격을 입고 있다. IPO 수수료는 공모 금액의 7%에 달한다.

IPO는 줄어든 반면 블록딜(대량매매)은 크게 늘었다. 블록딜은 은행이 기업 주식을 대규모로 저가에 사들여 곧장 시장에 내다파는 것을 말한다. 은행들은 주식 매입가에서 판매가를 뺀 금액만큼 이득을 얻게 된다.

이같은 블록딜은 미국 주식시장 규모의 44%에 달하고 있다. 1995년에는 블록딜이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미치지 않았다.

블록딜을 통해 은행들이 얼마나 이익을 얻는지 혹은 손실을 입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딜로직은 10억 달러 미만 블록딜의 경우 수익률이 대략 2% 수준이라고 전했다. 상장기업의 추가 신주 발행(Follow-on offering)의 수수료는 보통 4.9%다.

기업들은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고 위험이 덜한 블록딜을 선호한다. 블록딜이 아니라면 기업들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IPO 못지않은 준비를 해야 한다. 만일 당초 계획보다 투자자가 덜 모이면 기업이 나머지 비용을 떠안거나 거래를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블록딜의 경우 은행이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사주고 위험도 떠안게 된다.

투자은행들은 이같은 IPO 위축과 블록딜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사상 최대 IPO가 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상장도 대기 중이다. 아람코가 지분 5%만 상장해도 1000억 달러(약 110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IPO 수수료는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수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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