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禹-李수사…반전카드가 없다

계좌추적 등 증거확보 주력 속

핵심 참고인들 출석 않아 난항

의혹 못밝히고 주변 만 맴돌아

진경준 前검사장도 내주께 소환

사상 초유의 현직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을 동시에 수사한다는 부담을 떠안고 출범한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수사를 착수한 지 한 달이 됐다. 온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일거수일투족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최근 행보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달 24일 특별수사팀이 공식 출범할 때 윤갑근 팀장은 “빨리 진상을 파악해서 혼란을 정리하겠다”며 신속한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 초반에 수사는 속도를 내는 듯했다. 출범 6일 만에 우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 사무실과 특별감찰관 사무실,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계좌추적과 참고인 소환 조사 등을 병행하며 증거 확보 및 분석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의혹의 당사자인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 주변에만 맴돌아 수사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핵심 참고인들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어 이석수(51) 특별감찰관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별수사팀이 들여다보고 있는 우 수석 관련 의혹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게임회사 넥슨이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강남 땅을 고가에 매입해줬다는 의혹과 화성 땅 차명보유 의혹, 의경 복무 중인 아들의 ‘꽃보직’ 특혜 논란, 그리고 가족회사 정강을 통해 세금을 적게 내고 재산을 축소 신고한 의혹이 그 것이다.

그동안 특별수사팀은 넥슨 관계자를 비롯해, 화성 땅 관리인인 삼남개발 이모 전무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관련 의혹들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우 수석 처가 식구들에 대해선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소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우 수석의 장모 등 처가 식구는 이번 논란을 초래한 넥슨과의 부동산 계약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핵심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현직 민정수석의 가족들이란 점에서 검찰이 선뜻 소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특별수사팀은 김정주(48) NXC(넥슨 지주사) 회장부터 참고인으로 소환해 부동산 거래 의혹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우 수석과 김 회장 사이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진경준(49) 전 검사장도 뒤이어 소환할 예정이다.

다음 주에는 이상철 서울지방경찰청 차장도 참고인으로 소환될 전망이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우 수석 아들의 보직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차장은 경찰 관계자 중 거의 마지막에 부르는 인물”이라며 이 차장을 상대로 관련 의혹들을 최종 확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감찰내용 누설 의혹이 제기된 이 특별감찰관에 대한 조사는 언론사 기자들의 출석 거부로 수사 진행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누설의혹은 MBC가 ‘이 특별감찰관이 조선일보 기자와 통화하면서 우 수석에 대한 감찰사실을 흘렸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특별수사팀은 “이 특별감찰관을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소환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혐의점이 뚜렷하거나 소환해서 물어봐야 할 상황이라면 소환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우 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이 특별감찰관만 소환 조사할 경우 형평성 시비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편,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이 특별수사팀의 수사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현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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