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김영란법, ‘쿨한 사회’ 계기되길

요즘 회식자리나 모임에 나가면 ‘김영란법’이 안주거리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소위 김영란법 시행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 사회의 관행과 일하는 방식 등 모두를 바꿔야 할 정도로 사회전체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과 공무원, 그리고 언론사 등 김영란법 대상인 사람들은 첫 사례로 적발될까 9월 28일 이후 약속을 모두 취소하는 진풍경도 나타나고 있다. 김영란법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법 적용의 대상이 되는 ‘쌍벌제’다.

많은 국민은 이번 기회에 부정 청탁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관행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찬성’ 쪽에 손을 들고 있다. 대상자가 된 일부 공무원들과 언론인들도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찬성하는 이들도 반대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기업들은 이미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을 초청해 ‘김영란법’ 강의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강의들 들었던 기업임원들은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말란 얘기와 같다. 걸리지 말라. 첫 사례가 나와야 명확히 알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입어보지 않은 옷이 나한테 맞는지 안 맞는지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누군가 먼저 걸려 들어 법적용이 어떻게 되는지 서로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김영란법이 취지대로 과연 시행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며칠 전 같이 이야기를 나눴던 중소식품업계 대표는 김영란법 사례들이 애매모호해 ‘구멍’이 너무 많다고 했다. 적발이 돼 법정에 가더라도 법리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법망을 피해 김영란법을 악용하는 사람도 생겨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 등이 더 교묘해져 지하경제가 더 활개를 치게 될 것이고, ‘끼리끼리’문화가 더 확산될 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김영란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큰 틀에서 바라보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쿨한’사회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게 있다. 법을 만드는 것보다 법을 지키고 감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성매매특별법의 출발은 장대했다. 하지만 현재는 어떤가. 시행 12년이 지난 현재 법적ㆍ후속 조치 미비로 상징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

물론 전국에 자리 잡았던 집창촌 수는 줄고 그 자리에 도심 복원사업과 민간 부동산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성매매는 좀체 줄고 있지 않고 되레 주택가로 숨어들거나 신종 업소로 모습을 바꿔 더욱 성행하고 있다. 아직 첫 걸음도 떼지 않은 김영란법이 ‘성매매특별법’과 같은 꼴이 되지 않기 위해선 제도 보완과 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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