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들은 전역해도 철밥그릇? 국방부 산하기관 임원직 독식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방부 산하기관 임원직을 예비역 장군들이 나눠먹는 행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수천명의 장교 및 하사관이 진급하지 못하고 전역하지만 재취업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성들이 스스로 내부 지침까지 마련해 갈 자리를 확보하고, 산하기관 임원직을 독식하는 행태가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인들 내부적으로도 상급자인 장성들에 대한 존경심이 약화돼 군 내부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우상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산하기관 임원직에 육해공군 예비역 장성을 일정 비율로 임명한다는 지침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군 장성들과 전군지휘관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안훈 [email protected]

국방부 산하기관은 전쟁기념사업회, 국방과학연구소,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문제연구원, 군인공제회, 국군복지단 등 총 6개다. 또한 이 6개 산하기관의 임원 자리는 총 28개.

이에 대해 군은 지난 2012년 최종 업데이트된 해당 지침에 따라 육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을 각각 70%(육군), 15%(해군), 15%(공군) 비율로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육군 15명, 해군 3명, 공군 3명, 육군 및 연구원 2명, 공무원 1명, 전문경영인 4명 등으로 배분한 것.

또한 실제로 군은 이 지침에 따라 장성들을 임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상호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방부 산하기관 임원직은 해당 지침과 90% 가량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하기관 중 군인공제회의 경우 11명의 임원직 중 6명이 군 장성으로 임명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과 군무원 17만명이 낸 돈을 운용해 수익을 내야하는 군인공제회의 업무 특성상 중대한 의사를 결정하는 임원직을 군 장성들에게 맡기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군인공제회 관리이사직, 군인공제회 직영사업체인 C&C 사장에는 전직 청와대 비서관이 임명돼 재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상호 의원은 “과거 이런 조직의 임원들이 모두 장성들로 채워졌던 것에 비하면 현재 상황은 개선된 게 맞지만, 여전히 전문성이 부족한 군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임원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건 분명 잘못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산하기관 임원직을 선발할 때 형식적으로 공개모집 절차를 밟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실제 선발 결과는 지침에 따라 예비군 장성들을 육해공 배분 비율에 따라 선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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