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日ㆍ獨, “재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장애인과 노약자”…약자 고려한 재난매뉴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재난이 발생할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자들이 있다.바로 장애인과 노약자다. 특히 지진이 발생할 때 이들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재난 앞에서 국가는 ‘모든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선진국가들은 재난이 발생할 시 장애인과 노약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재난관리체계를 구축했다.

미국장애인법(ADA) 하에서 장애인의 재난 예방 및 대응에 대처했던 미국 정부는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이후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장애통합조정국을 마련했다. 장애통합조정국은 재난 전후 장애인의 재난 대응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유럽국가인 독일과 이탈리아는 상설기구로 연방시민보호과ㆍ재난대 산하의 장애인 관리 부서에서 담당한다. 두 국가의 부처는미국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을 위한 재난매뉴얼을 구축하고 재난 시 이들의 구조를 전담으로 한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일본 방재매뉴얼[사진=교토청 방재국]

일본은 방재청은 고령자 복지과와 장애인 복지과를 마련해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이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에 대피할 수 있도록 유형별로 ‘장애인 재난매뉴얼’과 ‘고령자 재난매뉴얼’을 배포하고 있다. 청각 장애인이나 그 가족에는 시각장애인용 전등경보기를 제공한다. 또 각 지역의 장애인ㆍ노인복지 협회와 연계해 재난 발생 시 장애인 및 고령자의 구조에 신속하게 대처한다. 장애인에게는 화장실에서부터 대피소 이용 하나하나가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전용 대피소도 각 지역에 마련해두고 있다.

일본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사전 준비다. 일본 각 지자체는 재난 시 장애인들의 대피를 위해 주변인물들에게 장애인임을 알릴 수 있는 ‘방재카드’와 두건, 완장 등을 제공한다. 방재카드에는 장애인의 이름, 생년월일과 긴급연락처, 혈액형과 복용하고 있는 약의 종류와 양, 단골병원의 연락처 등을 기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두건이나 완장에는 본인이 어떤 유형의 장애인이지를 표시한다. 

구마모토 지진 발생 당시 장애인ㆍ노약자 대피소 [사진=가호쿠(河北)신문]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사망자의 63.8%가 60대 이상의 장ㆍ노년층이었다. 지진이 발생한 이와테ㆍ미야기ㆍ후쿠시마 등 3현의 전체 장애인 중 사망한 장애인의 비중은 전체 비장애인 주민 중 사망한 주민의 비중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일본 방재청 산하의 소방방재연구센터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피해실태를 조사해 “장애인 및 고령자 요양 시설에 입소한 이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생존률도 높았다”라면서 “하지만 장애인과 잘 동화된 사회일 수록 입소 여부와 관계없이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아 생존한 장애인들이 많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지난 2014년 제 1차 한국정부보고서에 대해 “대한민국이 자연재해를 포함한 위급상황에 대비해 모든 유형의 장애인이 접근 가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려했다. 특히, 장애인 재난 관리를 위한 대응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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