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석유 수출 재개… 국제사회에 드리운 명과 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세계 9위 산유국인 리비아가 석유 수출을 재개했다.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리비아 국영 석유 공사에 따르면, 74만 배럴의 원유가 라스 라누프 항구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했으며, 이튿날에는 57만4000 배럴의 원유가 스페인으로 갔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한 이후 여러 세력이 통치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혼란에 빠져들었다. 동부 토브루크에는 선거를 통해 구성되고 국제적 승인을 받은 세속주의적 과도정부가, 서부 트리폴리에서는 이슬람계 정치세력 중심의 정부가 수립돼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내전 과정에서 석유 수출도 중단하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리비아는 원유 매장량이 풍부해 국제 원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하루 39만 배럴 수준만 생산하는 정도로 규모가 작아졌다. 리비아 국영석유회사는 올해 말까지 생산량을 하루 90만 배럴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경제는 원유 의존도가 높아 석유 수출 재개는 리비아 국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수십만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리비아의 안정은 유럽의 난민 위기를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나 IS가 리비아로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물론 분열돼 있는 국가를 통합하는 것이 필수 선결 과제이기는 하다. 이에 세계 각국의 외교관료들은 이날 리비아의 석유 수출 재개를 축하하며 “(원유 수출 대금은) 새로운 단일 정부를 위해, 모든 리비아 국민의 이익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올해 내내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쳐 정상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보면 리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리비아의 모하메드 오운 석유수출국기구(OPEC) 대사는 최근 카다피 정권 시절의 생산 수준으로 회복하기 전까지는 산유량 동결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이란이 서방에 석유 수출을 재개한 데 이어, 리비아까지 석유 수출을 재개하게 되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산유국들의 바람은 이뤄지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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