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아는 형님’이수근의 예능능력은 어디서 나올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요즘 JTBC ‘아는 형님‘에서 이수근은 예능 능력을 잘 발휘하고 있다. ‘형님 학교’ 콩트 쇼가 무근본 무개념 무맥락 버라이어티 단계로 나아가면서 이수근은 김희철과 함께 재치와 입담, 유머감각을 무차별적이고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호동의 폭력을 재밌게 받아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도 이수근이다.

이수근의 예능 능력의 원천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슬랩스틱에 바탕을 둔 코미디 감각이다. ‘개그콘서트’ 초기 시절 김병만과 함께 서로 때리기를 하고, 몸으로 보여준 콩트 코미디, 일명 몸개그가 깊숙이 배어있다.

또 하나는 순발력이다. 대사를 미리 맞춰보고 하는 ‘개그콘서트’를 오래 하다보니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1박2일‘에 적응하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일단 적응한 후에는 특유의 순발력으로 적재적소에 치고 들어온다.


이수근의 이 두가지가 적절하게 합쳐지면 어떤 종류의 상황극도 가능해지며, 웬만한 버라이어티에도 적응할 수 있다. 특히 ‘아는 형님’처럼 무엇이든 끌어들일 수 있는 포맷 구조에서는 그의 능력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가인과 지수가 게스트(전학생)로 나온 ‘아는 형님’(24일)에서도 이수근의 순발력은 어김없이 발휘됐다. 가인이 희망짝꿍을 묻는 질문에 학창시절부터 룰라의 이상민을 좋아했다면서 엉덩이 춤을 추며 “나 이제 알아. 혼자 된 기분을”이라고 부르자 이수근이 갑자기 서장훈에게 ”장훈이 형, 가인이가 혼자 된 기분을 안대요”라고 했다. 이전에도 이상민을 ‘현모양처’라고 소개하고는 “현재 모양이 처량해서”라고 애드립을 치기도 했다.

이수근은 물론 안웃길 때도 있지만 웃음 잽을 계속 날린다. 일상이 거의 콩트같다. 강호동이 ‘아브다카다브라’의 가인 독무 파트를 추자 “화장실 다녀오시게요”(자막에는 방뇨댄스 글자가 올라온다)라고 무리수를 날리거나 가인이 민경훈에게 스모키 화장을 하면서 명암을 넣어야 한다고 하자 “나 명함 안가져왔는데”라며 웃기지도 않는 말을 하지만, 촌철살인의 토크도 자주 나온다. 그의 토크잽 성공확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수근은 과거 불법도박으로 인해 생긴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말도 제대로 못하고 눈치를 보기도 했다. 그 흑역사의 기간은 제법 길었지만, 이제는 부담감도 떨치면서 몸과 입도 풀렸다. 어느덧 웃음을 이끌어나가는 주체가 됐다. 이수근은 친근함이라는 최대 무기가 있다. 과거와 같은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부담없이 웃음을 주는 예능인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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