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법정이 어쩌다가…”죽이겠다” 판사 협박·출입문 발길질

[헤럴드경제] “아 XX, 내가 사람을 죽였어!?”

지난 2일 수원지법 310호 법정에서 피고인 김모(31)씨가 자신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 직후 재판장을 향해 욕설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김씨는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자신의 친구를 경찰에 신고해 처벌받게 했다는 이유로 술집 주인을 마구 때려 재판에 넘겨진 뒤 이날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았다.

재판장에게 욕설을 하고도 분이 덜 풀린 그는 법정을 빠져나오며 출입문에 발길질까지 해댔다.


김씨는 결국 법정 등의 질서유지를 위한 재판(감치 재판)에 넘겨져 다시 법정에서야 했다.

지난해 4월 광주지법에서는 지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사에게 “죽여버릴 거야”라고 폭언하고 5분여간 소란을 피운 40대가 20일 감치 결정을 받았다.

그는 이후 법정모욕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돼 감치 기간이 끝나자마자 다시 교도소 신세를 졌다.

정의 실현의 최후 보루인 법정의 신성이 매년 수십 차례 훼손되고 있다.

25일 대법원 사법연감(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통계가 잡힌최근 3년간 전국 18곳의 지방법원에서 매년 평균 52.3건의 감치 재판이 열렸다.

2012년 58건에서 이듬해 44건으로 줄었다가 2014년 55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폭언, 소란 등의 행위로 법원의 심리를 방해하거나 재판의위신을 현저하게 훼손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20일 이내 감치에 처하거나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처럼 법원의 심리를 방해하거나 재판의 위신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행위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꼴로 이뤄지고 있지만 감치 재판에서 실제 감치로 이어지는 사례는 매년 줄고 있다.

감치 결정은 2012년 25건, 2013년 20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4년에는 11건만 이뤄졌다.

감치 처벌하지 않는 불처분 또는 기타 결정은 같은 기간 꾸준히 늘었다.

이에 대해 장성근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은 “법조인 전체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측면도 있고 시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부분도 있어서 요즘 소송 당사자는 자기 주장을 충분히 말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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