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미르재단 이름바꾸고, K스포츠재단 이사장 교체도 검토하겠다”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설립 과정과 운영에 청와대 개입 의혹이 불거진 재단법인 K스포츠재단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단법인 미르는 이름을 변경하는 등 두 재단이 정상화되기까지 전경련이 관리·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3일 경기도 여주에서 가진 전경련 추계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운영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 K스포츠재단에 전경련 인사를 2주 전에 파견했다“며 ”내부사정을 들여다본 뒤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K스포츠재단의 조직도 새롭게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이사장도 교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K스포츠재단의 2대 이사장인 정동춘 씨는 강남에서 스포츠마사지센터를 운영했다는 이력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으며,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 씨가 정 이사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부회장은 다만 ”지금 단계에서 그 사람(이사장) 거취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사장 교체가 제 권한도 아니다“라며 ” 진단을 해보고 진단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단 설립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지만, 말로만 하면 믿어주지 않을지 모르니, 두 번째 단계는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주려 한다“며 ”내부 정비를 하고 전경련이 사업을 잘 관리해서 두 재단이 외압에 의해 설립한 게 아니라 경제계가 뜻을 모아 설립한 것이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미르 내부에서 문제가 생겨서 지난 8월 전경련 인사를 그곳에 파견해 이사장과 지원본부장을 교체하는 등 모두 다 바꿨는데 만약 어딘가에 외압 세력이 있었다면, 이런 조치를 저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누군가로부터 전화 한 통 받아 본 적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 K스포츠재단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바꿔볼까 하는 판국에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르는 지난해 10월, K스포츠는 올해 3월 각각 설립됐으나 두 곳 모두 내홍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전경련은 이에 지난 8월 추광호 산업본부장을 미르 이사로 파견했으며, 이달 초엔 이용우 사회본부장을 K스포츠에 파견해 상황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 부회장은 전경련이 과거에도 자산을 모금해 건강보험공단, 에너지관리공단, 기업기술금융,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설립하고 운영은 자율에 맡겼던 사례를 거론하며, ”이번에도 잘 될 줄 알았는데 문화체육계가 우리 생각과 달리 잘 안 돌아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은 앞으로도 사회적 니즈가 있으면 모금활동에 나서는 것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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