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가정폭력①] 법원 접수 가정 폭행 사상 최고 ‘1만6994건’

-지난해 ‘가정보호사건’ 첫 2만건 돌파…‘84%가 상해ㆍ폭행’

-전체 폭력의 88% 배우자가 저질러…가정 내 폭행 원인은 우발적 ‘분노’

-4대악 근절 목표로 검찰 적극적인 기소도 가정내 폭행 접수 늘어난 원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이달 3일 대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모(44) 씨에게 징역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씨는 지난해 6월 만취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던 전 남편을 절굿공이로 수차례 내리치고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씨는 수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인 이른바 ‘매 맞는 아내 증후군’과 중증 우울증을 앓았다. 법원은 심신미약상태인 점은 인정했지만 정당방위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결국 실형을 선고했다.

가정폭력의 악순환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부부싸움을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현실은 폭력이 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대법원이 공개한 ‘2016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가정보호사건은 모두 2만131건으로 사상 처음으로 2만건을 돌파했다. 전년(9489건) 보다 112% 폭증해 1만건대를 건너뛰어 바로 2만건대로 치솟았다. 가정보호사건은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상해 폭행, 유기 학대 아동혹사, 협박, 재물손괴 등의 범죄다.

가정보호사건이 폭증한 이유는 상해 폭행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있었던 가정 내 상해 폭행은 1만6994건으로 전체 가정보호사건의 84.4%를 차지한다. 전년 8167건보다 배 이상 늘었고 10년전인 2006년(3798건) 보다 세배이상 폭증했다.

가장 폭력의 행위자는 주로 배우자였다. 전체 폭력행위자의 74.8%가 배우자 관계에서 일어났다. 사실혼 관계(12.8%)를 배우자 관계에 포함시키면 전체 폭력의 87.6%가 배우자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 뒤를 직계 존비속 관계(11.3%), 동거하는 친족관계(0.8%) 등이 따랐다.

연령별로 가정 내 폭력 범죄는 40대에서 가장 심했다. 40세 이상 50세 미만이 전체의 34.8%를 차지했다. 그 뒤를 50세 이상 60세 미만(29.4%), 30세 이상 40세 미만(19.2%), 60세 이상 70세 미만(10.4%), 20세 이상 30세 미만(5.5%)이 각각 차지했다.

가정 폭력의 주요 원인은 우발적 분노가 32.5%로 가장 많았다. 현실불만(24.9%), 취중 학대(4%), 경제적 빈곤(0.3%) 등이 뒤를 이었다. 


가정폭력이 폭증한 것은 최근 침체된 경기 영향으로 생활고를 겪는 가해자의 스트레스, 가족공동체 의식 약화 등이 꼽힌다. 아울러 검찰이 과거 기소유예로 처리하던 경미한 가정 내 폭력 사건을 적극적으로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한 것도 원인으로 해석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부가 4대악 근절책으로 가정폭력을 적극적으로 검거해 기소하면서 가정폭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쉬쉬해오던 가정 폭력의 심각성이 드러나는 만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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