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

얼마전 충격적인 기사를 접한 바 있다. 택시 운전기사가 심장마비로 인해 앞차를 추돌하는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승객들은 119에 연락 등 구조노력대신 서둘러 트렁크에서 골프백과 짐을 꺼낸 뒤 다른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이유가 공항버스에 탑승할 시간이 늦을 것 같아서였다고 하니 더욱 말문이 막힌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까지 각박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굳이 착한 사마리아인을 언급할 필요 없이 우리나라는 과거 공자가 뗏목을 타고 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라고 했었을 정도로 인성이 충만한 곳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염치와 타인을 배려하는 측은지심 등 좋은 인성은 산업화과정을 거치면서 나, 나의 가족 또는 나의 조직만을 중요시하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변모하였다.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물질적 포만감은 얻었지만 대신 우리는 정신적 빈곤상태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노동, 공공,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구조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결국 우리 사회를 소수가 기득권에 집착하면서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염치 없는 세상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인성이 회복된 세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4대 부문에는 아직도 적지않은 분야에서 나만 잘되고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제도나 시스템 측면의 비효율성과 비생산성에 대한 개혁과 원칙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남을 위해 나의 이익이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세태인 것이다. 이에 따라 기득권 밖에 있는 사람들은 이렇다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새로운 인적·물적자원이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회하는 현상이 고착화될 우려가 크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가 선진사회로 가는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선택사항이 아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4대 부문에 대한 구조개혁이 마냥 손조롭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기득권층의 통근 양보나 배려가 크게 아쉽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민간의 가교인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이 솔선해서 기득권을 버리고 구조개혁에 앞장서 나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다른 민간기관들도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대승적인 목표에 동참하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예금보험공사를 필두로 9개 금융공공기관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하였다. 추진과정에서 기득권 포기에 대한 거부감과 개인주의적 성향 등으로 인해 직급간, 세대간, 남녀구성원간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의 미래를 위해 진일보한 발걸음을 내딛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제 성과연봉제의 공은 민간 금융기관으로 넘어가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했으면 한다.

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인(仁)이라고 하면서 “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인하려고 하면 인은 이르게 마련이다”라고 하였다. 각박한 우리 사회를 원망하거나 한탄만 하기 보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본받아 나 스스로가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가짐과 실천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법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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