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기의 TV토론 ③]과장, 왜곡, 헛소문… 일주일간 30번 거짓말한 트럼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나는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는 것에 반대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에서 이같이 연설했다. 그는 그간 여러차례 이 주장을 반복했지만, 거짓말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오히려 그는 9ㆍ11테러 1주년에 라디오 진행자 하워드 스턴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침공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26일 현지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대선 후보들이 토론에서 거짓말을 쏟아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는 그간 사실과 다른 말을 너무 많이 해왔던 탓에 언론들은 매의 눈을 뜨고 검증을 벼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최근 한 주(15일~21일) 동안 트럼프가 인터뷰, 유세 현장 등에서 뱉은 말 가운데 사실과 다른 것 31가지를 추려 보도했다.

그는 플로리다 연설, 폭스뉴스 인터뷰 등에서 이라크 전에 관련해서만 5개의 거짓말을 했다. 트럼프는 전쟁 시작 전 인터뷰에서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을 향해 “침공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취지로 말을 했었고, 전쟁 시작 직후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이라크전 반대를 표명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침공 후 17개월이나 지난 뒤의 일이었다.

또 15일 라디오 프로그램과 20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연설에서는 자신에 대한 히스패닉과 흑인들의 지지가 올라가고 있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고, 16일 워싱턴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 논란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먼저 시작했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버니 샌더스 민주당 경선 후보의 패배 원인, 미국으로의 난민 유입 인구, 흑인 청년 실업률 등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가 틀린 말들을 했다.

아주 사소한 거짓말들도 많다. 트럼프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한 흑인 교회의 참석해 힐러리를 비판하는 연설을 하다가 목사에게 정치적 연설을 하지 말라는 제지를 당한 바 있다. 트럼프는 다음날 청중들이 “그(트럼프)가 말하도록 놔두라”라고 외쳤다고 해명했지만, 거짓말이었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모든 정치인이 자신의 목적에 맞춰 진실을 왜곡지만 트럼프는 거짓말이 너무 잦아서 조절이 안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트럼프는 편견과 허세, 거짓 약속 속에 사는 인물”이라고 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역시 후보들의 발언에 대한 사실확인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근 5일(19~23일)간 87건의 거짓말을 해, 입을 연 시간(5시간) 당 거짓말로 치자면 3분15초 만에 한 건 꼴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사실 관계에 대한 부주의, 과장하는 경향은 비교하는 것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힐러리를 능가한다”라고 했다.

물론 힐러리라고 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힐러리는 같은 기간 8건의 거짓말을 했다. 문제는 그의 거짓말은 ‘이메일 스캔들’, ‘건강 문제’ 등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과 관련한 것이어서 그 파급력이 더욱 크다는 데 있다. 트럼프의 거짓말 횟수가 훨씬 많지만 막상 “힐러리는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이 먹혀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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