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D-2…희비 엇갈리는 유통업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3ㆍ5ㆍ10’(만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한한 식사ㆍ선물ㆍ경조사비의 법적인 한도에 맞춰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실적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가의 품목을 판매하는 백화점은 부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유통’ 성향이 강한 백화점 업계는 김영란법의 여파로 매출이 감소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이번 추석기간 저가 구매 심리 여파로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추석기간 5만원 미만 스몰기프트 상품의 전체 매출 비중은 지난해보다 6% 증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0만원 이상 고가 세트의 매출 비중은 전년대비 1% 감소했다. 김영란법 여파로 고가의 상품 판매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계속 저가정책을 펼 수만은 없기에 백화점 업계는 앞으로의 매출 하락을 걱정하는 눈치다. 

[사진= 등심과 안심을 빼고 5만원에 맞춘 불고기 세트.   제공= 황해창 기자]

한편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다가오는 설 명절에는 백화점 이탈분의 수요가 대형마트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는 5만원 미만의 선물세드가 70~80%에 달한다.

김영란법을 앞둔 마지막 명절이던 지난 추석기간부터 이런 모습이 그려졌다. 생활밀착형 상품 판매가 많은 대형마트는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추석 준비기간이 겹쳤던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전체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6% 신장했다. 축산품은 6.0%, 과일은 9.1%, 채소는 13.6%, 수산물은 6.5%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도 축산물의 경우 13.0%, 과일은 15.1% 매출이 증가했다.

저가 가공식품이 주를 이루는 편의점도 특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1인가구의 증가와 혼밥, 혼술 열풍도 편의점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패션업계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김영란법의 적용과 함께 골프웨어 시장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골프 시즌이 시작됐지만 골프웨어에 대한 소비는 늘지 않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골프용품 및 의류 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1%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기간 아웃도어브랜드의 판매액은 15.8% 증가했다.

회원제 골프장 역시, 부킹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곤 했던 예년의 가을시즌 호황은 이제 옛말이 됐다. 최근 예약절벽 사태를 맞고 있다. 인터넷 골프장 예약업체 엑스골프에 따르면 수도권의 고급 대중제인 A골프장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예약의 20.6%가 줄었다. 반면에 저렴한 대중제인 B골프장 예약은 108% 늘어났다.

한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가을이면 부킹해달라는 부탁 전화를 자주 받곤 했지만, 올해는 김영란법의 영향 때문인지 그런 문의가 없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