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사망] 경찰 지휘책임 규명 ‘산 넘어 산’

-경찰 자료제출 거부에 검찰도 소극적

-특검 도입 놓고 향후 갈등 불거질 듯

[헤럴드경제=원호연ㆍ구민정 기자] 지난 11월 제 2차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 살수차가 쏜 물대포를 맞고 넘어져 의식불명에 빠졌던 백남기(70ㆍ사진) 농민이 쓰러진지 316일 만에 결국 사망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경찰의 무리한 강경진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다시 제기되는 분위기다. 당시 경찰 총수였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경찰 지휘부와 현장에서 살수를 진행한 진압 인력에 대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오지만, 경찰의 자료 제출 거부와 국회 내 여야 갈등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백 씨는 지난 25일 오후 1시58분 입원해 있던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급성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입원한 지 316일 만이다.

대책위 측은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 없는 가운데에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역시 긴급 논평을 통해 “백남기 농민의 사망으로 철저하고 독립적이며 공정한 수사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집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데 대해 책임자들을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도 일제히 책임 규명과 처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 당은 끝까지 경찰의 살인 진압에 대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의한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 역시 “백남기 농민 청문회를 통해 경찰의 공권력 남용으로 백남기 농민이 희생됐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해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백남기 농민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책임 소재가 명백히 드러날지는 미지수다. 강 전 청장은 지난 1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에 출석해 “법률적 책임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하는데 결과만 가지고 사과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경찰은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당시 진압 경찰의 초기 진술을 담은 내부 조사 보고서 제출을 거부해그 배경이 주목된다. 야당의원들은 관련 당사자들이 수시간 진술한 내용인 만큼 이 보고서에 당시 상황이 상세하게 담겼을 것으로 보고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일각에선 검찰도 책임 규명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사건발생 7개월 만인 지난 6월 제4기동단장 등 사건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지만 정작 강 전 청장과 구은수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소환하지 않았다는 점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오는 2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경찰청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된 증인은 한명도 신청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행위 야당 간사인 더민주 박남춘 의원실 측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증인을 부르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실제로 신청한 의원실도 없었다”고 했다. 

[사진= 백남기 농민 빈소.]

유가족과 대책위 측은 책임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 대치로 특검 도입에 대한 합의가 불투명해 보여 향후 새로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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