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법사위원들 “‘복면시위 가중처벌’ 공무집행방해죄 양형기준 수정안 철회를”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최근 복면시위를 가중처벌하는 ‘공무집행방해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의결한 가운데, 국회 법사위 야당 의원들이 이같은 수정안의 철회를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주민, 국민의당 이용주,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26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5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공무집행방해죄 양형기준 수정안에 대해 반대했다.

앞서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진강)는 지난 5일 회의를 열어 ‘공무집행방해죄양형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 양형위는 신원을 숨기기 위해 복면 등으로 신체 일부를 가리고 계획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경우 가중처벌하기로 결정했다. 복면 착용이 일반 양형인자에 포함된 만큼 앞으로 권고 형량 내에서 형을 무겁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들 의원들은 집회·시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며 양형기준 수정안을 반대했다.

이어 ‘복면시위’를 가중처벌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와 국가인권위의 과거 결정에도 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선 2003년 헌법재판소는 집회참가자가 복장을 자유로이 정할 수 있다고 결정했고,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헌재의 결정을 인용해 당시 발의됐던 복면금지법에 대해 ‘집회 시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주민 의원은 “양형위는 양형기준이 헌법보다 상위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즉각 수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면시위에 대한 양형기준 수정 논란은 지난해 민중 총궐기 대회 이후 청와대와 검찰이 복면시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복면 시위자들을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빗대기까지 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검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복면을 착용하고 불법시위에 가담한 경우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정식 재판에 넘기고, 구형량도 최대 징역 1년까지 늘리는 새로운 ‘공무집행방해 사범처리기준’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검찰은 당초 복면 시위에 대해서 ‘특별 가중인자’로 분류하자고 주장했지만, 양형위는 이같은 결정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음을 고려해 계획적으로 복면을 쓰고 불법시위를 한 경우만 가중처벌하기로 결정했다. 

의결된 수정안은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 국회 등 관계기관의 의견 조회를 거쳐 다시 양형위에서 논의한 뒤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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