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원칙의 경영자…청호(淸湖) 박승복 샘표 회장 별세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간장의 대표 브랜드 샘표식품의 박승복 회장이 지난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청호’(淸湖) 박승복 회장은 샘표식품 창업주인 선친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1976년 55세의 나이에 선친의 뒤를 이어 사장으로 취임, 식품기업 샘표를 70년 장수기업으로 키웠다. 특히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 받아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을 최우선으로 했다. 고인은 지난 2009년 펴낸 회고록 ‘장수경영의 지혜’를 통해 “원칙을 지키니 두려울 것이 없고, 건강하니 어떤 것도 거칠 것이 없다”고 했다. 온화한 성품이면서도 원리원칙을 지키는데 철저했다. 


고인은 세계 최고 품질의 간장을 만들겠다는 바람으로 1987년 당시 단일 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공장을 지었다. 그 결과 간장 하면 샘표를 떠올릴 정도로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 장수기업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마시는 식초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누구라도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으로 식초를 활용할 수 있도록 흑초음료 ‘백년동안’을 개발했다. 그는 매일 하루 세번 식후에 식초를 마시는 특별한 식초 건강법으로 ‘식초전도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난 박승복 회장은 함흥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식산은행(현 한국산업은행 전신)에서 25년 간 근무했다. 1965년부터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1973년)을 역임했다. 주민등록번호 제도 도입, 소양강댐 준공, 세종문화회관 설립, 한국민속촌 민자유치 건립승인 등 1960~1970년대 정부의 주요 업무를 추진했다. 중재와 갈등 조정력도 빼어나 운용의 묘를 살리는 행정가로도 명성을 날렸다.


유족으로는 아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2남3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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