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자영업의 위기…10년간 800만개 자영업자 폐업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의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실직자들이 계속해서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현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매년 100만개 가까운 자영업자들이 창업을 하는 반면 80만개 가량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부터 2014년 사이 신규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총 967만5760개,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99만309개에 달했다. 연도별로 편차는 있지만 자영업자 신규가 매년 81만~106만개, 폐업이 75만~85만개에 달했다.


단순 계산하면 개인사업자의 생존률은 17.4%로, 10명이 창업하면 2명도 살아남기 힘든 것이다. 특히 특별한 기술이나 차별성 없이 편의점이나 치킨점 등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의 창업에 나섰다가 몇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신규 창업 개인사업자와 폐업 개인사업자를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음식업, 서비스업의 비중이 각각 20% 안팎으로 비슷한 규모다. 이 가운데 창업은 서비스업이 197만개(20.36%)로 가장 많았고, 폐업은 음식업이 172만개로 전체 폐업의 21.6%를 차지했다.

지난 1년 동안 개인사업자 대출은 12% 증가한 222조 9045억원으로 같은 기간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7.9%를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서도 50대 개인사업자의 대출은 97조원으로 1년 사이에 21조원 급증하면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39.2%를 차지했다. 이처럼 50대 대출이 급증한 것은 노후소득이 불안정한 퇴직자들이 특별한 대책이 없어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경기부진으로 이들 자영업자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자영업자 및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비중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높아 아직도 포화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회ㆍ경제적 여건일 때 다른 OECD 국가들에서 관측되리라 추정되는 자영업자 비중을 준거수준으로 설정하고, 실제 자영업자 비율을 이 준거수준과 대비한 ‘국제비교지수’를 산출해 자영업자 수준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1990~2013년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의 국제비교지수 평균은 170.98로 조사대상 26개국 중 2위를 기록했고, 비임금근로자의 국제비교지수 평균은 190.58로 32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 국제수준에 비해 자영업자 비중이 70~90포인트 높은 것이다.

김현미 의원은 퇴직세대의 자영업 진출과 대출 증가는 가계부채의 질적 위험을 높여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이를 방관하지 말고 연금소득 증대 등 사회안전망 구축과 자영업자 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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