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남기 사망’ 서울대병원 관계자 “경찰에 시설보호요청한적 없다”

“병원 요청으로 병력 파견” 경찰 주장과 배치

백씨 시신 부검 놓고 대치 상황…논란 커질듯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때 참여해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70) 씨가 25일 오후 사망한 가운데 백 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경찰 병력이 들어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이틀째 대치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대병원의 요청으로 병력을 파견했다”는 경찰 측의 주장과 배치된다. 검경과 유족, 시민사회단가 백 씨 시신의 부검을 놓고 서로 갈등을 보일 조짐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시설보호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경찰 측에서 병원 내 시설 안전과 질서가 우려돼서 들어온 거 아닌가”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경찰 관계자는 역시 헤럴드경제와 통화를 통해 “(서울대)병원 측이 시설보호요청을 한 것이 맞다”며 “병력(규모) 확인은 다른 경찰서에서도 와서 아직 정확히 파악이 안 됐다”고 답했다. 경찰 병력은 지난 24일 서울대병원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백 씨는 이날 오후 1시58분 입원해 있던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급성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입원한 지 316일 만이다.

대책위는 앞서 백 씨가 위독해지자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 씨의 부검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 측은 “발병 원인이 확실한 환자에게 부검 운운하는 것은 발병 원인을 환자의 기저 질환으로 몰고 가려는 저의가 있다”고 검찰의 부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검찰에서 직접적으로 부검을 요구한 적은 없지만 통상 이런 사건의 경우 부검을 실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어젯밤 병원에 경찰 병력이 들어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검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검찰과 경찰은 백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 등을 위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일단 사실상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백 씨에 대한)부검 여부와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입장은 없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해진 방침이 없고 공식적으로 부검 여부를 밝힌 적은 없다”고만 말했다. 백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28분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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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때 참여해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 씨가 입원 316일 만인 25일 오후 입원 중이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서 병원을 에워 싼 경찰 병력과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구민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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