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억원’ 잭팟…‘대역전극’…매킬로이, 쩐의 전쟁 최종승자

16번홀 샷 이글로 극적 연장 합류
4차 연장전 16번홀 버디로 무어 제압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 1000만달러
한국의 김시우, 공동 10위 선전

어느덧 ‘약속의 홀’에 다다랐다. 최종라운드서 137야드짜리 샷이글을 하며 연장전에 합류하게 해 준 행운의 16번홀(파4). 앞선 세차례 연장서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지만 4차 연장전이 열리는 16번홀 티박스에 서자 승리의 여신이 그를 향해 미소를 짓는 듯했다. 상대의 긴 파 퍼트가 기막히게 성공해 다소 긴장되긴 했지만, 모처럼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m 버디 퍼트가 부드럽게 그린 위를 구르더니 홀컵에 떨어졌다. 127억원짜리 퍼트였다. 올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지막 승자임을 알리는 힘찬 포효가 터져나왔다.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015-2016 PGA 투어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플레이오프 최종승자가 됐다. 매킬로이는 대회 우승컵과 함께 페덱스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우승 상금 153만 달러와 함께 보너스 상금 1000만 달러의 잭팟도 함께 터뜨렸다.


매킬로이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 케빈 채플, 라이어 무어(이상 미국)와 연장전에 돌입한 뒤 4차 연장전서 무어를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매킬로이는 페덱스컵 랭킹 6위에서 1위로 뛰어오르며 페덱스 우승컵도 함께 챙겼다. PGA 투어 시즌 2승, 통산 13승.

3라운드 공동 선두 더스틴 존슨(미국)과 채플에 2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간 매킬로이는 16번홀에서 나온 이글로 역전 드라마를 예고했다.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에 잘 보낸 매킬로이는 137야드를 남기고 친 세컨드샷을 그대로 홀컵에 집어넣은 뒤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마치 이날 벌어질 기막힌 역전극을 예감케 하는 장면이었다.

매킬로이는 샷이글과 18번홀 버디를 앞세워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며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1차 연장전서 매킬로이는 두번째 샷을 홀 2m에 붙였지만 이글 퍼트를 놓치고 버디를 하는 바람에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파에 그친 채플이 탈락하고 무어가 버디를 잡아 매킬로이와 대결을 이어갔다.

같은 홀에서 계속된 2차 연장전에서 파로 비긴 매킬로이와 무어는 15번홀(파3)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4차 연장전이 열리는 16번홀로 넘어갔다. 이 홀은 매킬로이에게 샷이글의 좋은 기억을 안긴 홀. 매킬로이가 세컨드샷을 그린 위에 올린 반면 무어는 그린 가장자리서 웨지로 친 세번째 샷이 홀컵을 크게 벗어났다. 하지만 무어가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키자 매킬로이의 5m 남은 버디 퍼트가 갑자기 길어 보였다. 5차 연장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매킬로이는 그러나 이번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부담스러운 버디 퍼트를 기어이 성공시키며 크게 포효했다.

매킬로이는 우승 후 “믿을 수 없다. 페덱스컵 우승은 내 골프 커리어에 남기고 싶은 목표 중 하나였다. 특히 지난 여름 세웠던 큰 목표였다.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하다니 너무나 멋진 일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리던 더스틴 존슨은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렸지만 이날 3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6위(5언더파 275타)로 떨어졌다. 무어가 매킬로이를 제치면 페덱스컵 우승은 가져올 수 있었지만 이마저 무산되며 다잡았던 1000만 달러를 날려 버렸다. 페덱스컵 최종 랭킹은 2위였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김시우(21·CJ대한통운)는 이날 5타를 줄이는 선전으로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페덱스컵 랭킹 17위로 시즌을 마친 김시우는 보너스 상금 24만 달러를 받으며 신인왕 가능성을 남겨놨다. 김시우와 신인상 경쟁을 벌이는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똑같이 2언더파 10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리요는 페덱스컵 랭킹 11위로 김시우보다 다소 높다. PGA 투어 신인왕은 동료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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